잡학사전/음식 잡학 125

깍두기,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든 독을 없애는 음식.

깍두기,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든 독을 없애는 음식. 깍두기는 무를 네모나게 깍둑 썰어서 소금에 절인 후 마늘과 고춧가루, 기타 양념과 함께 버무려 만든 우리나라 전통음식 김치를 말한다. 사실 김치는 삼국시대부터 갖가지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서 시작되었는데, 임진 전쟁 이후 고추가 전래가 되면서 지금처럼 빨간 양념을 한 형태로 발전했다고... 그런데 대표적인 김치 종류의 하나인 깍두기에는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데, 과연 깍두기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까? 1940년 홍선표가 지은 한국 음식 재료와 식사법 그리고 음식 유래 등에 관한 조리서 '조선 요리학'에 의하면 깍두기는 조선 시대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숙선 옹주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와 간택 후궁 수빈 박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

순대, 양반들이 먹던 고급 음식이었다.

순대, 양반들이 먹던 고급 음식이었다. 순대는 동물의 피와 내장을 사용해서 만들어 낸 음식으로 6세기 중엽 중국 남북조 시대 북위의 고양 태수 가사협이 편찬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업 기술 서적 ‘제민요술(劑民要術)’에 처음 등장한다. 이렇게 유목민족들은 예로부터 동물의 내장을 조리해 먹는 법이 발달했는데, 우리나라 순대 조리법이 삶는 것인데 비해, 중국의 북방 민족들이 만든 순대는 구워서 먹었다. 조선 시대에 순대 만드는 방법을 처음 전하는 조리서는 ‘음식디미방’... 그러나 돼지가 아닌 개를 이용하여 순대를 만드는 방법으로 ‘개쟝(犬腸)’이라고 불렀다. 조선 시대 문헌 속에 나타난 순대의 종류는 조선 시대 중기에 3종, 후기에 12종으로 총 15종이 있었고 순대를 만드는 고기의 종류는 개고기 1종,..

전주 이강주(梨薑酒), 사대부와 양반들이 마시던 호남 전통주.

전주 이강주(梨薑酒), 사대부와 양반들이 마시던 호남 전통주.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조선 정조 때의 학자 홍석모가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연중행사와 세시풍속에 대해 유래까지 자세히 기록한 책... 이 책을 보면 전라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알아주는 술로 이강고(梨薑膏)가 있는데, 선물용으로 서울까지 올라온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육당 최남선이 매일신보에 160회에 걸쳐 연재한 ‘조선상식문답’에서는 술의 격을 로(露), 고(膏), 춘(春), 주(酒)주(酒) 순으로 구분, 전북 전주의 이강주(梨薑酒)와 죽력고(竹瀝膏) 그리고 감홍로(甘紅露)를 조선 3대 명주로 꼽았다. 그리고 이강주를 맛본 사람들은 신선과 어울린다고 칭송했는데, 전주는 예로부터 사대부의 고장으로 음식 문화의 발달과 함께 가..

곱창, 조선 시대 상민들의 보양식.

곱창, 조선 시대 상민들의 보양식. 소의 소장(小腸)을 곱창이라고 부르는데, 생긴 모양이 구불구불하게 생겨서 곱창이라고도 하지만, 사실 ‘곱’은 동물의 지방을 일컫는다. 이렇게 곱이라는 소의 지방 덕분에 곱창이 기름지고 맛이 있으며 가격 또한 저렴해서 조선 시대 상민들에게 인기가 있던 보양식이었다. 특히 상민 중에서 병을 오래 앓은 후 회복을 할 때 우시장이나 장터에서 싼 곱창을 얻어와 회복식으로 먹이기도 했지만, 궁궐이나 반가에서는 잘 먹지 않았던 음식이다. 그래서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조선 시대 기록을 아무리 찾아보아도 곱창과 관련된 내용을 전혀 발견할 수가 없다. 아마 당시 구불구불하게 생긴 모습이 보기에도 흉측하고 고기를 흔히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고기 대용으로 곱창..

송편, 가을의 풍요를 즐겼던 세시 음식.

송편, 가을의 풍요를 즐겼던 세시 음식. 세시(歲時)는 다른 말로 세사(歲事) 혹은 월령(月令), 시령(時令)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농경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세시 음식은 음력을 기준으로 그달, 혹은 그때가 되면 전통적으로 먹었던 음식들이다. 요즘은 ‘명절 음식’ 또는 ‘이때 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각 시기의 농사일과 기후에 맞추어 먹은 음식인 만큼 그 어떤 음식보다 생활과 밀접하게 반영된 음식들이다. 세시 음식 중 하나인 송편은 중요한 명절인 음력 8월 15일, 중추절 또는 한가위에 먹는 떡...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 조상들은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냈는데, 이때 먹는 세시 음식으로 송편 외에도 토란국, 화양적, 누름적, 닭찜 등이 있다. 그런데 보름달이 뜨는 추석에 송편은 ..

마오타이주, 어떻게 세계적으로 알려졌을까?

마오타이주, 어떻게 세계적으로 알려졌을까? 마오타이주는 고량(수수)을 주원료로 하는 중국 구이저우성의 특산 증류주이자 중국의 많은 술 중에서도 제일 유명한 술이다. 이 술은 바이주(白酒)의 일종으로 향이 강하고 다 마셔도 향이 남는데, 구이저우성 런화이시 마오타이 진에서 생산하고 있다. 중국 문헌에 의하면 처음 이 술을 제조하게 된 것은 이미 2천 년 전의 일로 원래 이 술은 감술로 황제의 사랑을 받아왔다고... 이런 마오타이주는 중국의 국주(國酒)로 대접받는다. 마오타이주가 중국의 국주 지위를 얻은 것은, 인민해방군의 전신인 홍군이 대장정을 할 때 홍군이 즐겨 마시면서부터...... 또 장제스의 국부군에 쫓기던 홍군이 마오타이주의 생산지인 적수하에서 도강작전을 실시했는데, 작전 과정에서 부상당한 홍군을..

삼해주(三亥酒),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전통주.

삼해주(三亥酒),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전통주. 삼해주는 고려 시대부터 궁중에서 행사나 의식이 있을 때 사용했던 술로 조선 시대 순조의 딸인 복온 공주가 안동 김 씨 가문으로 시집오면서 대대로 빚어왔다. 이렇게 삼해주는 조선 시대 사대부 집안의 가양주(家釀酒)이며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술... 삼해주는 정월의 첫 돼지 날(亥日)에 밑술을 빚고 다음 돼지 날, 즉 12일 혹은 36일 후에 덧술을 한 뒤 다시 12일 후에 돼지 날을 골라 2차 덧술을 한다. 이렇게 세 번을 앉혀 빚는다고 해서 삼해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술은 담근 후 마시기까지 100일이 걸려 100일 주라고도 하고 버들가지가 날릴 무렵에 마셔서 버들가지 술(柳絮酒)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삼해주는 고려 시대에 상류계층에서 사랑을 받은 술..

으름, 조선 시대 임금님도 즐긴 가을철 과일.

으름, 조선 시대 임금님도 즐긴 가을철 과일. 으름은 야생 과일의 일종으로 어린 순은 나물로 먹어서 채소로 이용되고 열매는 머루, 다래와 함께 한국의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데, 잎의 수가 여덟 개인 것을 여덟 잎 으름이라 하고 안면도와 속리산 그리고 장산곶에서 발견된다. 덩굴 형태의 식물이라 나무를 타고 잘 올라가서 으름덩굴이라고 부르며 으름은 으름덩굴의 열매다. 최근에는 품종이 개량되어 몇 가지 품종이 출하되고 있으며 과수로 재배하기도 한다. 또 유년 시절 으름은 가을이 깊어갈 무렵 아침 일찍 나무하러 먼 산에 갔다가 산속에서 따온 타원형의 황톳빛 껍질이 툭 갈라져 하얀 속살이 보이던 과일이었다. 군것질거리가 많지 않던 그 당시에 으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