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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름, 조선 시대 임금님도 즐긴 가을철 과일.

화별마 2023. 9. 17. 13:53

으름 사진

으름, 조선 시대 임금님도 즐긴 가을철 과일.

 

으름은 야생 과일의 일종으로 어린 순은 나물로 먹어서 채소로 이용되고 열매는 머루, 다래와 함께 한국의 산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야생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 지역에 주로 분포하는데, 잎의 수가 여덟 개인 것을 여덟 잎 으름이라 하고 안면도와 속리산 그리고 장산곶에서 발견된다.

 

덩굴 형태의 식물이라 나무를 타고 잘 올라가서 으름덩굴이라고 부르며 으름은 으름덩굴의 열매다. 최근에는 품종이 개량되어 몇 가지 품종이 출하되고 있으며 과수로 재배하기도 한다.

 

또 유년 시절 으름은 가을이 깊어갈 무렵 아침 일찍 나무하러 먼 산에 갔다가 산속에서 따온 타원형의 황톳빛 껍질이 툭 갈라져 하얀 속살이 보이던 과일이었다.

 

군것질거리가 많지 않던 그 당시에 으름은 같은 또래들의 맛있는 간식이었는데, 하얀 과육에 씨가 무척 많았지만 달고 부드러웠다.

 

특이하게 으름 열매는 익으면 저절로 두툼한 껍질 가운데가 갈라지면서 먹기가 쉽다. 모르긴 해도 씨를 퍼트리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생김새는 바나나와 비슷해서 조선 바나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향은 감과 매우 비슷하지만 씨가 흰 열매 안의 절반이 될 정도로 검은 씨로 가득하다.

 

으름은 깊은 산속 개울이 흐르는 곳 근처에 서식하는 넝쿨 식물의 열매로 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과일이자 항염작용이 뛰어난 약재이기도 했다.

 

약재 이름은 목통(木通), 임하부인(林下婦人)이라고 부르는데, 요즘은 흔히 보기 힘들어서 도시 사람은 잘 모르는 과일로 으름 열매는 연복자(燕覆子)라고 한다.

 

연복자는 성질이 차서 열기를 낮추고 비뇨기과의 진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사용했다. 다만 임신한 여성은 과량 복용하거나 씨를 씹어먹으면 유산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옛날에는 한방에서 임신 중절용으로 쓰였다고 전한다.

 

또 연복자는 엄청 쓴데, 먹고 나서 대변볼 때 힘들다면 분명 씨를 먹어서다.

 

그리고 동의보감에서는 온몸의 12 경락을 서로 통하게 해 준다고 해서 통초(通草)’라고 기록해 놓고 있는데, 실제로 조선 시대에는 임금과 신하가 나눠 먹은 과일이라는 기록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