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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이강주(梨薑酒), 사대부와 양반들이 마시던 호남 전통주.

화별마 2023. 10. 4. 10:26

전주 이강주 사진

전주 이강주(梨薑酒), 사대부와 양반들이 마시던 호남 전통주.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조선 정조 때의 학자 홍석모가 음력 정월부터 12월까지 한국의 연중행사와 세시풍속에 대해 유래까지 자세히 기록한 책...

 

이 책을 보면 전라도와 황해도 지방에서 알아주는 술로 이강고(梨薑膏)가 있는데, 선물용으로 서울까지 올라온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육당 최남선이 매일신보에 160회에 걸쳐 연재한 조선상식문답에서는 술의 격을 (), (), (), 주(酒)주(酒) 순으로 구분, 전북 전주의 이강주(梨薑酒)와 죽력고(竹瀝膏) 그리고 감홍로(甘紅露)를 조선 3대 명주로 꼽았다.

 

그리고 이강주를 맛본 사람들은 신선과 어울린다고 칭송했는데, 전주는 예로부터 사대부의 고장으로 음식 문화의 발달과 함께 가양주(家釀酒)가 유명했다.

 

전주의 대표적인 가양주가 바로 이강주... 전주의 배와 완주 봉동에서 생산되는 생강이 들어가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 울금과 계피, 꿀도 첨가하는데, 울금은 전주에서 재배해서 생강과 함께 왕실의 진상품이었다.

 

원래 이강주는 조선 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되었던 우리나라 5대 명주의 하나로 황해도 봉산의 경우 배의 껍질이 얇고 단맛이 나는 봉산 참배가 유명했다고...

 

전주 이강주는 조선 선조 때부터 사대부와 양반들이 즐겨 마시던 호남의 고급술로 특히 고종 때, 한미 통상조약을 체결하는 자리에 조선을 대표해서 오르기도 했다.

 

이강주는 햇밀을 거칠다 싶게 빻아 누룩을 만든 후 백미와 누룩 그리고 물을 깨끗한 항아리에 넣어 밑술을 잡고 3일 후에 덧술을 하면 나흘 후에 숙성이 되는데, 이때 주도는 15도 정도의 약주...

 

이렇게 숙성된 약주를 가지고 소주 고리에서 소주로 내려 35도가 되는 토종 소주에 배와 생강, 울금과 계피를 넣고 꿀을 가미해서 만든다.

 

이강주는 주도가 높아 오래 두어도 안전하며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좋아진다고... 또 생강과 계피는 위에 효과가 있고 배는 술 마신 후 갈증을 없애주며 울금 나무의 뿌리는 몸의 기능을 조절해 준다고......

 

특히 술에 취하면 혈압이 높아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증상에 좋고 뒤가 깨끗해서 과음에도 부담이 없는 명주로 알려졌다.

 

맛은 달콤하기도 하고 매콤한데 울금의 약효가 좋아 취해도 정신이 맑아진다고...

 

현재는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조정형 씨가 기능 보유자이자 인간문화재 6호로 지정되어 있다.

 

2022, 이강주는 '영국 2022 ISC'에서 금상을 받으며 술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는데, ISC는 매년 전 세계 최고 위스키 등 주류를 선정해 발표하는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