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예술 잡학 165

김광수와 엄토미. 어떻게 댄스홀 열풍을 불러왔을까?

김광수와 엄토미. 어떻게 댄스홀 열풍을 불러왔을까? 1937년 초, 잡지 ‘삼천리’에 총독부 경무국장 앞으로 공개 청원의 글이 실렸는데, 레코드사 문예부장과 배우, 다방 마담, 기생 등 당대의 ‘모던 남녀’들이 연명해서 올린 내용은 서울에 딴스 홀을 허락하라는 것... 물론 단칼에 일축되어 식민 통치와 총력전 체제였던 당시 일어난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구미(歐美)식 가무(歌舞) 공간’에 대한 욕망이 일찍부터 나타나고 있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이런 사건은 한국전쟁 직후, 피폐해진 곳곳을 열심히 복구하던 때에도 발생했는데, 하나는 1954년 한 신문에 연재된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 사교댄스와 성 윤리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이 소설은 단행본 출간과 영화화로 이어지며 최고의 흥행을 한다. 다른 ..

B무비(B-Movie). 왜, 언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B무비(B-Movie). 왜, 언제,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흔히 B무비를 값싼 영화라고 부르는데, 사실은 ‘다르다’와 ‘틀리다’처럼 B무비는 바로 ‘다르다’라는 개념의 영화로 이해를 해야 한다. 또 B무비를 표현하는 유명한 말 중의 하나인 ‘영화 속에서 문이 닫힐 때마다 세트가 흔들리면 B무비라는 말은 이 영화의 태생적 속성을 드러낸 말이다. 사전적 의미의 B무비는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에서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되거나 A무비나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보다 감독이나 배우의 명성이 낮은 영화를 의미한다. 1930~1940년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은 영화를 제작할 때 스타들이 등장하는 본 영화 외에 부록 형식으로 동시에 상영할 영화들을 만들었는데, 이 영화들이 비로 B무비다. 정확하게 말하면 B무비는 대..

Joan Baez. 인권 운동과 반전 평화 운동가 그리고 포크 가수.

Joan Baez. 인권 운동과 반전 평화 운동가 그리고 포크 가수. 조안 바에즈는 미국의 가수이자 인권 운동가이며 반전 평화 운동가... 1941년 1월 9일 뉴욕의 스태튼 아일랜드에서 멕시코 출신 앨버트 비니시오 바에즈와 스코틀랜드 출신 조안 브리지 바에즈의 둘째 딸로 태어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핵무기 제조에 반대하는 물리학자였고 어머니는 희곡작가였는데, 바에즈가 인종차별을 반대하고 반전 평화 운동가로 활동하게 된 배경에는 반핵 물리학자였던 아버지를 둔 가정적 환경이 컸다. 아버지의 직장 때문에 캘리포니아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그녀는 음악에 심취해서 졸업 무렵에는 자신의 노래를 녹음, 음반 회사에 보내기도 했다. 1958년 아버지의 새로운 직장 때문에 매사추세츠로 이사한 그녀는 보스턴 대학교에 입학하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누구에게 헌정한 곡일까?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누구에게 헌정한 곡일까? 오래전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가 어느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다. 당시 그녀는 2007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는다. 만약 이 유방암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녀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녀는 그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2007년 4월 20일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 2007년 4월 20일은 처음 유방암 수술을 받은 날이고 그 이후로도 33번이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런 치료 과정을 끝낸 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렇게 그녀가 유방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음악을 더 들려주어야 한다는 긍정적인 믿음과 신의 뜻..

포르투갈 베나길 해변, 바다 동굴을 보다.

포르투갈 베나길 해변, 바다 동굴을 보다. 포르투갈 베나길은 알가브르 지역에 있는 아름다운 해변과 바다 동굴로 유명한 어촌 마을... 이곳은 세계 50대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 10대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인데, 베나길 바다 동굴은 꼭대기에 원형 구멍이 난 자연적으로 형성된 해식 동굴이다. 이 베나길 바다 동굴은 마치 채광창처럼 위쪽이 뚫려 있고 아담한 모래사장으로 되어 있는데, 베나길 동굴은 보트나 스탠드업 패들보드로만 접근할 수 있다. 또 대서양과 마주한 가파른 석회 절벽을 따라 조성된 세트 바루스 하이킹 코스에서 하이킹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언덕 위 마을 곳곳에는 해산물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이 즐비해서 유럽 사람들의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 집시들이 몸으로 하는 언어였다.

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 집시들이 몸으로 하는 언어였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발달한 집시들의 춤 플라멩코... 오랜 세월 삶의 질곡이 많았던 집시만의 열정과 애환을 담아 발을 빠르게 구르고, 손뼉을 크게 치고, 추임새를 넣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전하는 강렬한 춤, 바로 그것이 Flamenco... 플라멩코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설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회교풍과 카스티야풍이 뒤섞여 안달루시아의 음악 전통에서 싹튼 집시들의 서러운 춤과 노래다. 플라멩코라는 말은 멋들어진, 화려하다는 의미의 서민층 라틴어 '플라마(Flama)'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집시들이 안달루시아인을 카초스라고 부르고 안달루시아 인들은 집시를 플라멩코스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등 다양하지만, 그만큼 가슴속에 집시의 ..

Granada, Agustin Lara가 작곡하고 부른 깐시온.

Granada, Agustin Lara가 작곡하고 부른 깐시온. 깐시온(Canción)은 멕시코를 포함한 라틴아메리카의 스페인 문화권에서 유행가를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 말로 번역하자면 '노래'라는 뜻이지만, 그들에게는 그 이상의 가치와 정신 그리고 정체성이 함축된 의미... 1932년 멕시코의 어빙 벌린(Irving Berlin)이라 불렸던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가수였던 아구스틴 라라가 작곡한 깐시온 그라나다(Granada)... 이 곡을 작곡한 라라는 음악을 작곡하거나 노랫말을 쓰기 위해 정식으로 공부한 적이 없었는데, 그가 음악가로서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은 자신의 첫사랑에게 고백하기 위해서 곡을 쓴 것이 계기였다. ​ 그렇게 음악을 접한 그는 1927년부터 음악가로 활동하게 되었고, 그로부터 5년 ..

스페인 안달루시아 론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득 떠오른 노래.

스페인 안달루시아 론다, 그리고 그곳에서 문득 떠오른 노래. 스페인의 정열을 간직한 안달루시아 지방에는 세비야와 말라가, 마르베야, 카디스, 그라나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가 많다. 그중에서 비록 크기는 작지만, 지명도에서는 어떤 곳에도 떨어지지 않는 작은 마을이 있는데, 주민 수가 불과 3만 3천 명인 ‘론다’... 잔잔한 기타 연주 소리가 들리는 버스킹을 들으며 찻잔에 비치는 하얀 구름을 조용히 응시하다가 눈 아래 펼쳐진 누에보 다리를 보면 근심과 걱정이 부질없음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 바로 론다... 이곳은 헤밍웨이가 사랑한 마을로도 유명한데, 여기에서는 채우기보다는 비워야 하는 곳으로 절경과 누에보 다리를 보며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는 곳이다. 사실 론다는 스페인 투우의 본고장으로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