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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해주(三亥酒),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전통주.

화별마 2023. 9. 18. 08:14

삼해주 사진

삼해주(三亥酒),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전통주.

 

삼해주는 고려 시대부터 궁중에서 행사나 의식이 있을 때 사용했던 술로 조선 시대 순조의 딸인 복온 공주가 안동 김 씨 가문으로 시집오면서 대대로 빚어왔다.

 

이렇게 삼해주는 조선 시대 사대부 집안의 가양주(家釀酒)이며 서울의 대표적인 봄철 술...

 

삼해주는 정월의 첫 돼지 날(亥日)에 밑술을 빚고 다음 돼지 날, 12일 혹은 36일 후에 덧술을 한 뒤 다시 12일 후에 돼지 날을 골라 2차 덧술을 한다.

 

이렇게 세 번을 앉혀 빚는다고 해서 삼해주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이 술은 담근 후 마시기까지 100일이 걸려 100일 주라고도 하고 버들가지가 날릴 무렵에 마셔서 버들가지 술(柳絮酒)이라고도 부른다.

 

원래 삼해주는 고려 시대에 상류계층에서 사랑을 받은 술로 조선 시대 초기 서거정의 문집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에도 등장하는데, 어느 병에 걸린 장군이 만약 삼해주가 없다면 비록 극락이라도 안 가고 싶다는 장면이 나온다.

 

이렇게 삼해주의 수요가 많아지자 술을 빚는 쌀의 소비량이 급증, 조선 정조 때는 금주령이 거론될 정도...

 

조선 중기 이후 한강의 마포나루는 여러 지방에서 배가 들어와 농산물과 상인들이 모여드는 바람에 술집도 많이 생겨났고 근처에 술 빚는 항아리가 1천여 개가 넘는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따라서 삼해주의 주요 생산지는 한강 나루터가 있던 지금의 마포 일대... 현재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8호이자 기능보유자이며 복온 공주의 다섯 번째 며느리인 권희자 씨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삼해주의 특징은 누룩을 적게 사용, 거친 맛이 없고 높은 도수의 술이라 오래 두고 마실 수 있으며 밑술을 죽 같이 쑤어 술지게미가 적고 양이 많이 나는 약주이다.

 

다른 술과 달리 3번 빚는 관계로 술맛이 순하고 진하며 뒷맛으로 나는 향이 강하다. 또 삼해주를 증류해서 만든 삼해소주는 색깔이 투명하고 맑으며 1년 동안 마실 수 있는 봄 술...

 

18세기에 작성한 조리 관련 자료를 보면 100여 가지가 넘는 술이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기록의 빈도가 가장 높은 술이 바로 삼해주(三亥酒)...

 

당시 조선 백성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술이었고 조선을 방문했던 외국인들도 프랑스 와인에 빗대 극찬했던 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