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깍두기,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든 독을 없애는 음식.

화별마 2023. 10. 7. 12:16

깍두기 사진

깍두기,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든 독을 없애는 음식.

 

깍두기는 무를 네모나게 깍둑 썰어서 소금에 절인 후 마늘과 고춧가루, 기타 양념과 함께 버무려 만든 우리나라 전통음식 김치를 말한다.

 

사실 김치는 삼국시대부터 갖가지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서 시작되었는데, 임진 전쟁 이후 고추가 전래가 되면서 지금처럼 빨간 양념을 한 형태로 발전했다고...

 

그런데 대표적인 김치 종류의 하나인 깍두기에는 애틋한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는데, 과연 깍두기에는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까?

 

1940년 홍선표가 지은 한국 음식 재료와 식사법 그리고 음식 유래 등에 관한 조리서 '조선 요리학'에 의하면 깍두기는 조선 시대 숙선 옹주가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숙선 옹주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와 간택 후궁 수빈 박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순조의 여동생으로 1793(정조 17) 31일에 태어났다.

 

그녀는 어머니 수빈 박 씨가 출산예정일을 한 달이나 넘기고서야 태어났는데, 당시 일성록에서 정조가 다행히 순산하였다고 말한 것을 보아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듯...

 

그리고 1796년 숙선 옹주가 천연두에 걸렸을 때 아버지 정조와 오빠 순조가 이문원으로 피신했고 후에 숙선 옹주가 완쾌하자 정조가 크게 기뻐하며 마마신 전송 의식으로 숙선 옹주의 완쾌를 기뻐하는 시를 짓기도 했다.

 

정조의 생전에 작호를 받지 못한 그녀를 위해 오빠 순조가 '숙선'이라는 작호를 줄 정도로 하나뿐인 여동생을 무척 아꼈는데 옹주가 12살의 나이로 혼례를 올리자 쌀 백석과 돈 3천 냥 등 많은 재물을 내렸다.

 

또 혼례 후 궐 밖에서 살게 된 옹주가 보고 싶어서 신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옹주의 집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에 숙선 옹주가 오라버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무로 만든 음식을 올렸는데, 그 맛이 어찌 뛰어났던지 순조가 크게 칭찬하며 기뻐했다이때 만든 음식이 바로 독을 없애는 음식이라는 뜻의 각독기(刻毒氣) 즉 오늘날의 깍두기였다고...

 

이런 사연이 담긴 깍두기 외에도 우리나라의 김치 종류는 250여 가지로 지역에 따라 그 맛과 재료가 다르게 발달했다.

 

기후가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는 김치가 금세 익는 것을 막기 위해 소금 간을 짜게 하고 서늘한 북부 지방에서는 담백한 양념으로 채소의 신선함을 그대로 살린 김치를 주로 담근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민족은 김장을 담그며,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했는데. 비슷한 음식으로 '섞박지'도 있다.

 

사실상 구분하지는 않지만, 섞박지는 깍두기처럼 토막 치지 않고 무의 단면 그대로 크게 썰어서 발효시킨 김치로 국밥집들은 대부분 섞박지나 깍두기 중 한 가지를 반찬으로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