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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가을의 풍요를 즐겼던 세시 음식.

화별마 2023. 9. 28. 09:29

송편 사진

송편, 가을의 풍요를 즐겼던 세시 음식.

 

세시(歲時)는 다른 말로 세사(歲事) 혹은 월령(月令), 시령(時令)이라고도 부른다그리고 농경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세시 음식은 음력을 기준으로 그달, 혹은 그때가 되면 전통적으로 먹었던 음식들이다.

 

요즘은 명절 음식또는 이때 먹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각 시기의 농사일과 기후에 맞추어 먹은 음식인 만큼 그 어떤 음식보다 생활과 밀접하게 반영된 음식들이다.

 

세시 음식 중 하나인 송편은 중요한 명절인 음력 815, 중추절 또는 한가위에 먹는 떡...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 조상들은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과 햇과일로 차례를 지냈는데, 이때 먹는 세시 음식으로 송편 외에도 토란국, 화양적, 누름적, 닭찜 등이 있다.

 

그런데 보름달이 뜨는 추석에 송편은 왜 반달 모양으로 빚는 걸까? 그 이유는 반달이 차올라 보름달이 되기 때문에 더 발전해 나간다는 희망을 담은 것...

 

이렇게 한가위에 빚는 송편을 오려 송편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오려는 올벼를 말하는 것으로 올해 수확한 햇벼로 만든 송편이라는 의미다.

 

연한 솔잎을 따서 그 위에 쪄내는 것은 소나무의 정기를 받으라는 뜻...

 

그렇다면 송편은 언제부터 만들기 시작했을까? 고려 말의 삼은 중 한 명인 목은 이색이 쓴 목은집의 기록을 보면 고려 시대 때 이미 일반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 조선 시대로 넘어와 송편에 대해 처음 기록을 남기고 있는 책은 1680년경 저술된 작자 미상의 요록(要錄)’...

 

이 책에는 백미 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로 쪄서 물에 씻어낸다며 솔잎으로 쪄낸 떡이므로 송편이라고 부른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星湖僿說)’만물문(萬物門)’에는 떡 속에 콩가루 소를 넣고 솔잎으로 쪄서 만드는데 이를 송병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밖에도 빙허각 이 씨의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송편에 대한 기록과 함께 이미 19세기에 우리가 현재 먹고 있는 식재료가 거의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20세기 초에 저술된 부인필지(婦人必知)’시의전서(是議全書)’에서도 거피 팥가루, 거피 녹두고물, 대추, , , 계피, , 호두 잣 등의 다양한 소가 들어간 송편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송편은 추석에만 먹는 것이 아니라 2월 초하룻날인 중화절에도 먹었다이때의 송편은 한가위에 먹는 송편과 구별하여 삭일송편혹은 삭일송병이라고 불렀는데, 이 송편은 유달리 크기가 컸다.

 

이 송편은 노비들에게 각자의 나이 수대로 나누어주었고 송편을 먹고 힘껏 농사를 지어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일종의 노비에 대한 격려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