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125

대방어, 추운 겨울 최고의 횟감 그리고 어두육미.

대방어, 추운 겨울 최고의 횟감 그리고 어두육미. 드디어 대방어 철이 다가오고 있다. 사실 추운 12월부터 대방어 철이 시작되는데, 살이 오른 대방어회는 참 맛이 있다. 특히 방어 중에서도 6kg 이상 되는 것을 대방어로 간주하는데, 일반 방어보다 가격도 2배 정도 비싼 편이다. 대방어는 제주도 마라도 지역에서 낚시로 잡으며 미끼는 살아있는 자리돔을 사용하지만, 지금은 동해안 고성에서도 유자 망을 이용해서 방어를 잡고 있다. 또 돌고래가 좋아하는 먹이 중의 하나가 방어인데 대방어는 위턱 끝이 각이 있는 데 반해 대방어와 비슷한 크기의 부시리는 둥그렇게 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방어를 ‘히라스’라고 부른다. 부시리의 일본어 ‘히라마사’에 유래되었다고 한다. 방어는 최대 1.5m까지 자라고 최대 중량은 거의 ..

전주 막걸리 골목, 막걸리 한 주전자에 안주가 2층.

전주 막걸리 골목, 막걸리 한 주전자에 안주가 2층. 전주시는 전라북도 내륙에 위치한 도청 소재지다. 대부분 지역이 완주군에 둘러싸여 있고 서쪽으로는 김제시와 서북쪽으로는 익산시와 접해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전라도 감영 소재지로서 호남 지방의 중심지 역할을 한 곳이 전주... 또 전주는 곡창지대의 중심으로 일찍부터 술을 빚어왔고 그 맥은 1970년대 막걸리 전성시대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0년대 청년기를 보낸 60~70대 전주 사람은 옛 도청 뒷골목에 있던 막걸릿집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안주가 2층으로 쌓여 나왔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전설처럼 전해진다. 막걸리가 사양길에 접어든 후에도 전주 막걸리 전통은 그 명맥을 이어왔고, 지금은 막걸리 골목으로 여전히 성시를 ..

주꾸미, 서해안 사람들의 구황 식량.

주꾸미, 서해안 사람들의 구황 식량. 매년 봄이면 충남 서천군 마량포와 홍원항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갓 잡은 주꾸미의 머리를 제거하고 몸통을 잘게 썰어 소금을 넣은 기름장에 찍어 먹거나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살이 연해 맛이 좋다. 주꾸미에 대한 기록은 조선 후기의 문신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중에 저술한 ‘자산어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산어보는 흑산도 지역에서 서식하는 수산물과 동식물에 대한 기록으로 명칭과 분포, 형태 그리고 이용 방법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 귀중한 사료다. 자산어보에 의하면 주꾸미는 한자로는 준어(蹲魚), 속명으로는 죽금어(竹今魚)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의 주꾸미가 된 것은 죽금어(竹今魚)라는 말에서 변한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

맥도널드, 반미(反美) 감정의 분풀이 대상 제품(?)

맥도널드, 반미(反美) 감정의 분풀이 대상 제품(?) 맥도널드는 미국의 세계적인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으로 본사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으며 전 세계 약 37,000개 매장에서 하루에 약 6,000만 명의 고객들에게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 아침 메뉴, 커피, 간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맥도널드 형제는 가난한 아일랜드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미국에서 자동차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점점 늘어날 무렵 드라이브인 식당을 오픈한다. 형제는 메뉴를 햄버거와 감자 칩 그리고 음료수로 간소화하고, 조리 과정도 포드 자동차의 조립 공장처럼 분업화해서 주문 후 30초 안에 음식을 제공하는 세계 최초의 패스트푸드 가게를 선보인 것... 이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인기를 끌자 50대의 방문판매업자 레이 크..

함흥냉면, 함흥에는 없는 이 냉면의 유래는?

함흥냉면, 함흥에는 없는 이 냉면의 유래는?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를 보면 관서지방에서 먹던 평양냉면을 최고로 인정해 주었지만, 관북 지방의 냉면인 함흥냉면에 대해서는 기록이 없다. 중국에 자장면이 없는 것처럼, 놀랍게도 함흥에는 함흥냉면이 없다. 지금도 함흥에 가보면 함흥냉면을 파는 곳이 없다고... 사실은 함흥에서 감자로 국수를 뽑아 먹었던 농마국수를 6.25 전쟁 이후 속초에 모여 살던 함흥 지역 실향민이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으로 팔았던 것... 그 후 함흥 실향민들이 건어물을 공급하던 오장동 중부 시장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퍼트린 것이다. 또 함흥에는 부근 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가자미 회를 넣어 먹는 국수도 있었는데, 이를 회 국수라고 불렀다. 실향민들은 함흥에서 농마국수를 뽑아 먹던 감자 전분..

소울푸드, 정확한 의미와 어떻게 유래가 되었을까?

소울푸드, 정확한 의미와 어떻게 유래가 되었을까? ‘소울푸드’의 시작은 아프리카 요리로 그중에서도 서아프리카의 식문화... 서아프리카에서 취식하던 작물들이 15세기 이후 대서양 노예무역을 통해 미국 대륙으로 전파되었고, 이런 음식들이 흑인 노예들의 주식으로 자리 잡는다. 미국 신대륙의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은 남부의 백인들과 혼혈을 이루어 크리올을 형성했고 이들의 식문화는 케이준으로 대표되는 아카디안들의 식문화와 섞이고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식문화와도 결합하면서 미국 남부에서 독특한 식문화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소울뮤직과 마찬가지로 소울푸드는 ‘흑인 음식’을 의미하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미국 남부 흑인 노예의 음식문화를 소울푸드라고 부른다. 미국의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 주로 남부의 농장지대에서 백인 농장..

절임 청어, 네덜란드 식량부족과 경제를 살린 음식.

절임 청어, 네덜란드 식량부족과 경제를 살린 음식. 말린 청어와 말린 대구는 중세 유럽의 음식이자 화폐와도 같았는데, 생선의 크기와 모양을 똑같이 해서 말린 후 곡식이나 옷, 도구 등과 교환했기 때문이다. 청어는 기름지고 맛이 좋고 특히 말리면 독특한 풍미가 살아나 유럽에서 인기가 매우 많았다. 1425년 해류가 변해 청어가 네덜란드 앞바다인 북해로 몰려오는 바람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매년 여름 약 1만 톤의 청어를 잡았다. 당시 네덜란드 인구 약 100만 명 중 30만 명이 청어잡이에 종사한 것을 보면 청어는 그야말로 모든 네덜란드 국민의 밥줄이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이 청어잡이에 목을 맨 이유는 국토 대부분이 높이가 낮아 늪지에서는 목축업은 물론 농사도 짓기 어려워 먹을 것이 귀했다. 오죽하면 함께 모여..

후추, 중세에는 금가루보다 비쌌던 향신료.

후추, 중세에는 금가루보다 비쌌던 향신료. 향신료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시작을 같이하는데, 5,000년 전 수메르인의 두루마리에 이미 향신료를 언급하고 있다. 혼합 향신료는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들 때 방부 처리를 하기 위해 사용했으며 인도에서는 기원전 3,000년경부터 이미 후추와 정향 등 많은 향신료가 사용되었다. 또 후추와 정향 등이 지닌 살균력 때문에, 재료 저장에 필수품이었던 향신료는 향기가 병을 퇴치한다고 믿어 향을 피워 부패를 방지하는 용도로 쓰인 경우도 많았다. 기원전 330년경 알렉산더 대왕은 페르시아를 정복했을 때 다리우스 2세의 궁전에서 300명에 가까운 요리사와 향신료만을 담당하는 많은 노예들을 보았다. 그 후 알렉산더가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까지 정복하면서 동양 향료가 유럽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