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125

언제부터 다른 동물의 젖을 마시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 다른 동물의 젖을 마시기 시작했을까? 은하수, 은하계를 뜻하는 영어의 갤럭시나 우유 길을 뜻하는 밀키웨이는 모두 젖 혹은 우유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갈라(Gala)에서 유래가 되었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은하수는 그리스의 여신 헤라가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물리는 동안 흘린 우유로 만들어졌는데, 우유 방울 하나하나가 한 점의 빛이 되고 별이 되었다는 것... 오늘날 천문학자들이 은하에 4천억 개의 별이 있다고 추정하는 것을 보면 헤라는 엄청난 양의 우유를 흘렸던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가 바람둥이가 된 것도 크레타섬에서 방탕하기로 유명한 염소의 젖을 마셨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중세 기독교인들은 젖이 가슴 쪽으로 이동하면서 하얗게 변하는 피라고 생각했는데, 기독교에서 일 년의 절..

아메리카노, 왜 이런 방식으로 마시게 된 것일까?

아메리카노, 왜 이런 방식으로 마시게 된 것일까? 커피라는 원칙론적 측면에서 보면 아메리카노는 참 촌스러운 커피다. 왜냐하면,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것이 바로 아메리카노이기 때문... 즉 에스프레소가 너무 써서 마시기 힘드니까 물을 부어 희석을 시켜 마시는 커피라는 말이다. 사실 아메리카노라는 커피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미군 병사들이 현지인들이 마시는 진한 에스프레소가 부담스러워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희석시켜 마신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로마제국 후손들의 눈에는 커피 맛을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것으로 보였고 멀리 아메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라는 의미로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커피를 연하게 마시는 방법은 많이 있는데, 드립 ..

순창 고추장, 어떻게 해서 유명해졌을까?

순창 고추장, 어떻게 해서 유명해졌을까? 무학대사가 순창군 구림면의 만일사를 찾아가다가 어느 농가에 들러 점심을 맛있게 얻어먹었다. 그 집에서 내온 장맛이 얼마나 좋았던지 조선이 건국된 뒤 순창 고추장을 특산품으로 진상하도록 주청, 이후 순창 고추장은 임금님이 드시는 고추장으로 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졌다는 일화가 전한다. 이렇게 순창 고추장이 유명해진 사연이 고려 말 이성계의 스승 무학대사가 이성계의 등극을 기원하며 만일 동안 기도를 했다는 만일사 비석 내용에 들어있다. 하지만 고추가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이후고 고추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세기 이후이므로 조선이 건국될 때 순창 고추장을 진상품으로 올렸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다만 이런 전승을 통해 순창 고추장의 전통이 조선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

비빔밥, 조선 시대에 한 그릇 값은 얼마였을까?

비빔밥, 조선 시대에 한 그릇 값은 얼마였을까? 조선 시대에는 비빔밥을 ‘골동반(汨董飯, 骨董飯)’이라고 불렀는데, 한자의 뜻을 풀어보면 ‘골(汨)’은 ‘어지러울 골’이고 ‘동(董)’은 ‘감독할 동’으로 동에 초두머리(艹, 풀)가 들어가 있어 여러 가지 채소 등을 넣어 어지러울 정도로 골고루 섞어 먹는 밥이라는 의미였다.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에도 골동의 유래가 중국으로 양쯔강 사람들이 ‘반유반(盤遊飯)’이라는 음식을 잘 만드는데, 젓과 포, 회, 구운 고기 등을 밥에 넣은 것이 ‘골동(骨董)’이며 오래전부터 있던 음식이라고 적고 있다. 또 섣달 그믐날 저녁이면 그 전해에 먹던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해 민간은 물론 궁중에서도 비빔밥을 해 먹었다고... 문헌상 가장 먼저 비빔밥이 등장하는 책은 ‘시의전..

홍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남도 음식.

홍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남도 음식. 남도의 대표적인 잔치 음식으로 홍어가 나오는데,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이다. 그렇다면 서양 사람들은 홍어나 홍어와 비슷한 가오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서양 사람들은 홍어나 가오리를 먹지 않는데, 그물에 걸리거나 낚시 중에 잡게 되면 바로 버린다고... 서양에서는 홍어나 가오리를 스케이트(Skate) 또는 ‘악마의 고기’라고 부르는데, 홍어와 가오리를 뒤집어보면 사람의 얼굴과 비슷하고 가오리가 내는 소리도 사람의 소리와 비슷해서 두려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보통 홍어는 신선한 홍어와 삭힌 홍어가 있고 신선한 홍어는 고추장에 무쳐 먹거나 홍어회를 비빔냉면에 고명으로 사용한다. 또 목포 또는 나주 영산포에서 유래했다는 삭힌 홍어는 다양한 형태로..

동래 파전, 동래 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하던 음식.

동래 파전, 동래 부사가 임금님께 진상하던 음식. 동래 파전은 동래장의 최고 명물로 봄을 알리는 대표적인 음식... 먼저 동래 파전은 기장에서 재배된 조선 쪽파를 놓고 언양에서 재배한 미나리와 다진 쇠고기, 기장 바닷가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물을 얹는다.. 그리고 찹쌀과 멥쌀을 갈아 질게 만든 쌀가루 반죽을 넣고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가 섞이지 않을 정도로 풀어 얹은 다음 뚜껑을 덮어 익혀 내면 군침 도는 파전이 완성된다. 동래 파전의 가장 큰 특징은 오징어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는 흔하지 않고 비교적 귀한 해산물들을 넣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합, 굴, 새우, 바지락, 키조개 등이 들어갔고 쌀가루 반죽을 할 때도 물 대신 파뿌리와 갖가지 재료를 우려내어 만든 육수를 넣었으며..

간장게장, 조선 시대부터 밥을 훔친 도둑 음식.

간장게장, 조선 시대부터 밥을 훔친 도둑 음식. 10월 말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서해안의 인천 서래 포구와 서천 홍원항 그리고 군산 포구 등지에서는 살이 실하고 맛있는 꽃게가 잡히기 시작한다. 꽃게는 다른 큰 게보다 작고 볼품은 없지만, 살이 달고 게장으로 만들면 아주 고소해서 밥도둑이라고 할 만큼 한 번 먹으면 금방 빠져든다. 정약전이 저술한 ‘자산어보’에서는 꽃게를 화살 모양의 게리고 해서 시해(矢蟹)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뒷다리 끝이 넓어서 부채 같으며 대체로 모두 잘 달리나 헤엄은 치지 못하는데 이 게만은 부채 같은 다리로 물속에서 헤엄칠 수 있다고 적었다. 미국에도 우리나라 꽃게와 비슷하게 생긴 게가 있는데, 미국 동남부 조지아, 사우스 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에서 잡히는 파란 게(Blue..

감귤, 언제 누가 제주도에 처음 재배했을까?

감귤, 언제 누가 제주도에 처음 재배했을까? 해마다 12월과 1월이 되면 제주도 전체가 누런 황금빛을 띤 감귤(柑橘)에 둘러싸이고 본격적인 감귤 수확 시기가 된다. 감귤나무는 향이 강한 꽃이 피고 과즙이 많은 과일이 열리는 과수로서 감귤은 귤(橘), 밀감(蜜柑), 꿀맛이 나는 나무 과일, 오렌지 등으로 불린다. 우리가 흔히 먹는 귤은 제주도에서 재배하는 온주 밀감으로 원산지는 중국... 1911년 조선말 프랑스 신부 엄탁가가 일본에서 개량된 온주 밀감 15그루를 제주로 들여와 심은 것이 효시로 현재 국내 재배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온주 밀감은 당도가 12브릭스이며 산도가 1% 내외로 많이 달지도 시지도 않지만 과피가 얇고 잘 벗겨져서 먹기가 좋다. 현재는 온주 밀감과 다른 감귤류와의 교잡을 통해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