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125

와인. 식사 중 언제 마시느냐에 따른 구분은?

와인. 식사 중 언제 마시느냐에 따른 구분은? 와인은 색깔 외에도 식사 중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먼저 식전에 마시는 와인을 아페리티프(Aperitif)라고 부른다. 식전주(食前酒)는 입맛을 돋우는 본래의 목적 이외에도 근사한 디너의 여유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고 프랑스를 비롯, 유럽에서는 식전주를 즐기며 한 시간 정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문화다. 흔히 식전주로는 샴페인(Champagne)이라고 불리는 탄산이 들어있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이나 단맛이 적고 산도가 좋은 화이트 와인이 좋다. 물론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 프랑스 샹파뇽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만을 의미하는데, 품질이 좋은 대신 가격이 비싸다. 두 번째로 식중주(食中酒)는 식사의..

로마의 거리 음식. 왜 패스트푸드의 원조라고 할까?

로마의 거리 음식. 왜 패스트푸드의 원조라고 할까? 로마의 정치를 비판할 때 쓰는 말 중에 ‘빵과 서커스’가 있는데, 이 말은 시민을 배불리 먹이고 오락거리를 제공, 백성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우민화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로마인들의 정치의식을 마비시키려는 위정자의 음모일 수도 있지만, 로마가 그만큼 활기가 찼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금도 남아 있는 대표적 증거가 원형 경기장 콜로세움으로 서기 80년에 준공된 이 원형 경기장에서 로마 시민들은 검투사 경기를 비롯해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해전에 이르기까지 각종 공연을 즐겼다. 또 로마 시대에는 갖가지 축제가 끊이지 않았는데, 일 년 열두 달, 다양한 신들을 섬기는 페스티벌이 열리면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먹고 마시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그런..

중세 유럽의 평민은 하루에 몇 번 식사했을까?

중세 유럽의 평민은 하루에 몇 번 식사했을까? 세끼 식사를 나타내는 영어 단어를 보면 중세 유럽 사람들이 하루에 몇 번 먹었고, 어떻게 식사했는지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心)에 점(點)을 찍는 것처럼 간단하게 먹는 점심을 의미하는 ‘런치(Lunch)’의 어원은 힘들게 일하다 곁두리로 먹는 빵 한 조각인 ‘럼프(Lump)’에서 생겼다는 설이 있다. 또 옛날 농사일을 하다 끼니 대신에 막걸리로 새참을 먹듯 ‘낮(Noon)’이라는 단어와 맥주 한 잔이라는 뜻의 중세 영어 ‘스켄치(Schench)’의 합성어인 ‘눈 스켄치’를 줄여 ‘눈치(Noonch)’로 변했다가 ‘런치(Lunch)’가 됐다는 설도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설이 있지만 핵심은 한 가지... 빵 한 조각 또는 맥주 한 잔으로 빈속을 채우듯 ..

불고기. 처음 언제, 어느 지역에서 유행했을까?

불고기. 처음 언제, 어느 지역에서 유행했을까? 불고기 역사를 연구한 전문가에 의하면 불고기가 가장 유행했던 때는 1930년대이고, 가장 유명했던 지역은 평양... 당시 서울에서는 갈비구이가 유행했다고 전한다. 그런데 1960년대 중반에는 우리나라에서 ‘불고기’ 하면 양념한 소고기를 석쇠에 올려 숯불에 굽거나 가운데가 볼록한 불판에 양념한 소고기를 올려놓고 연탄불에 구워냈다. 당시에는 이 두 가지 스타일을 구분하지 않고 흔히 불고기라고 불렀는데, 학술적으로 구분하자면, 전자는 석쇠 불고기고 후자는 육수 불고기다. 그리고 석쇠 불고기의 맛은 숯불에서 나오지만. 육수 불고기의 맛은 불판 가장자리 국물의 맛이 좌우한다. 육수 불고기의 경우, 불판 가운데의 볼록한 부분에서 고기가 구워지면서 육수가 흘러내려 국물..

복어, 어떻게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을까?

복어, 어떻게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을까? 복어회는 물론, 복지리, 복어 매운탕 등... 복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맛도 훌륭하지만, 고단백 저칼로리의 보양 건강식이기 때문이다. 중국 송나라의 최고 문장가 소동파는 친구로부터 복어를 대접받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극찬했는데, 복어의 맛이 죽음과 맞바꿀 만한 가치가 있을 만큼 맛있다는 것... 실제로 봄이 되면 소동파는 황복이 강을 거슬러 올라오기만 기다렸다고 할 정도로 복어를 매우 좋아했다고 전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경남 창녕의 가야 시대 고분에서 복어 식용 흔적이 발견되었고 조선왕조실록에 여러 차례 기록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오래전부터 복어를 먹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예전에는 배가 볼록해서 물에 사는 돼지라는 의미의 하돈(河豚)으로 불렸던 복어는 몸집에 ..

막걸리. 발견된 술일까? 발명한 술일까?

막걸리. 발견된 술일까? 발명한 술일까? 흔히 술은 전분으로 만든 술과 당분으로 만든 술로 나누지만, 사실 대부분의 술은 당분이 변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꿀에 물을 섞어 발효시킨 영국의 미드(Mead)나 포도 과실주 와인(Wine), 야자나무의 수액으로 만든 야자술, 말이나 낙타의 젖으로 만든 쿠미스(Kumys)와 아이락(Airag) 등은 처음부터 원료에 당분이 포함된 ‘당분 술’... 와인은 포도 껍질 속에 있는 타닌(Tannin)과 향기 성분 그리고 발효를 일으키는 효모가 들어 있는데, 이 효모가 자연 발효를 일으켜 만들어진 것... 이렇게 ‘당분 술’은 와인처럼 우연히 만들어졌지만, 알코올이 함유된 당분 술을 반복적으로 발견되면서 제조법과 과정이 정립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생겨난 음식이 ‘발견된 ..

‘미네르바의 방패’, 이 로마의 전설적 요리는 어떤 요리였을까?

‘미네르바의 방패’, 이 로마의 전설적 요리는 어떤 요리였을까? 중국의 역대 잔치 중에서 최고로 인정하는 것이 108가지의 요리를 차리고 후식까지 포함, 300여 가지 음식을 장만했다는 ‘만한전석(滿漢全席)’으로 18세기 청나라 건륭제의 ‘천수연(千叟宴)’이다. 무려 사흘 동안 먹고 마셨다는 대단한 잔치상이지만, 로마의 연회와 비교해 보면 조금 초라하게 느껴진다. 로마 시대를 기록한 역사서와 시, 소설 등의 문학 작품에는 로마의 화려한 연회에 대해 다양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2세기 초 수에토니우스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로마 제국의 황제 11명에 대해 ‘황제전’을 썼는데, 로마인이 누린 극한의 사치를 엿볼 수 있는 기록도 남겼다. 그중 한 명이 로마 제국 제8대 황제로 서기 69년 4월 집권해서 그해 1..

아이스크림. 어떻게 탄생했을까?

아이스크림. 어떻게 탄생했을까? 이탈리아의 역사학자 알베르토 카파티와 맛시모 몬타나리는 17세기 후반 기록에 등장하는 ‘밀크 소르베토(Milk Sorbetto)’를 아이스크림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영어로 셔벗(Sherbet)이라고 부르는 소르베토(Sorbetto)는 얼음이나 눈에 설탕과 딸기나 레몬 등으로 만든 과일즙을 섞어 얼린 디저트... 그런데 1880년대부터 이탈리아 남부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탈리아 사람들이 뉴욕의 맨해튼 남부에 ‘리틀 이탈리아’라는 집단 거주지를 만든다. 이들은 생계를 위해 여름이면 길거리에서 값싼 ‘밀크 소르베토’를 팔았는데, 의외로 큰 인기를 얻어 무더운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 축제의 축제 음식이 된다. 이렇게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밀크 소르베토는 미국에서 아이스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