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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 서해안 사람들의 구황 식량.

화별마 2023. 10. 29. 19:20

주꾸미 사진

주꾸미, 서해안 사람들의 구황 식량.

 

매년 봄이면 충남 서천군 마량포와 홍원항에서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갓 잡은 주꾸미의 머리를 제거하고 몸통을 잘게 썰어 소금을 넣은 기름장에 찍어 먹거나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살이 연해 맛이 좋다.


주꾸미에 대한 기록은 조선 후기의 문신 정약전이 흑산도 유배 중에 저술한 자산어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자산어보는 흑산도 지역에서 서식하는 수산물과 동식물에 대한 기록으로 명칭과 분포, 형태 그리고 이용 방법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는 귀중한 사료다자산어보에 의하면 주꾸미는 한자로는 준어(蹲魚), 속명으로는 죽금어(竹今魚)라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의 주꾸미가 된 것은 죽금어(竹今魚)라는 말에서 변한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충청도와 전라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도에서는 쭈게미라고 불린다.

 

또 자산어보에서는 주꾸미의 크기는 4~5치에 지나지 않고 모양은 문어와 비슷하나 다리가 짧고 몸이 겨우 문어의 반 정도라고 나와있다.

 

그런가 하면 1820년 서유구가 어류학에 관해 저술한 난호어목지와 말년에 저술한 백과사전 전어지에도 주꾸미에 관한 기록이 보인다.

 

그의 기록에 의하면 일본 사람들은 주꾸미 머릿속에 가득 찬 알이 흰색 쌀로 찐 밥 같아서 반초(飯鮹)라고 하는데, 산란 후에는 알이 없고 맛이 없어진다고 서술하고 있다.


다리가 8개인 주꾸미는 문어, 낙지와 함께 문어과에 속하나 낙지에 비해 몸집이 작고 다리도 짧으며 다리 부분에 황금색의 고리 모양이 있는 것이 특징...


그리고 주꾸미는 수심 10m 정도의 바위틈에 서식하고 주로 밤에 활동하며, 새우나 바지락 등을 먹고 산다.


주꾸미의 산란기는 5~6월로 작은 포도 알갱이 모양의 알을 낳으며 고둥의 빈껍데기를 몇 개씩 묶어서 바다 밑에 가라앉혀 놓으면 그것을 집으로 착각하고 안에 들어오는 습성을 이용하여 잡는다.


주꾸미는 먹을 것이 흔하지 않던 시절, 서해안 해안가 사람들의 구황 식량이기도 했다이후 주꾸미의 맛과 효능이 알려지면서 낙지 대신 즐겨 먹기 시작, 지금의 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는 말이 알려졌다.

낙지의 대체품이던 주꾸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봄이면 낙지보다도 더 비싸게 팔릴 정도로 최근에는 건강식 재료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타우린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주꾸미의 타우린 함유량은 100g570mg을 가진 낙지나 730mg을 가진 꼴뚜기보다 높은 1600mg으로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