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이제 막걸리도 숙성하는 시대가 되었다. 내 고향은 중앙선과 경의선 전철의 종착역인 지평이다. 요즘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지평막걸리를 만들어 내는 곳이기도 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술이 막걸리... 어릴 적 심부름으로 주전자에 받아오던 술이었고, 농번기면 새참과 함께 들판으로 내오던 술... 시골에서는 밥때가 안 되었는데 허기가 지고, 입맛이 없으면 밥 대신 마시던 것이 막걸리였다. 낡고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와 넉넉한 크기의 사발은 막걸리와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 이런 막걸리가 몇 해 전부터 막 걸러서 마시는 것이 아닌 숙성 과정을 거치는 ‘숙성 막걸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사실 빠르게 막 거른 신선한 술이라는 의미로 막걸리라 불렀는데, 보통 막걸리의 발효 기간은 2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