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닭을 잡아주는 이유, 오덕(五德)을 닮고 자손을 낳으라는 뜻.

화별마 2023. 7. 5. 19:24

삼계탕 사진

닭을 잡아주는 이유, 오덕(五德)을 닮고 자손을 낳으라는 뜻.

 

한자의 '선비 사()'는 늠름한 무사가 들고 다니던 도끼날을 보고 만든 글자인데, 이처럼 중국에서의 선비는 문과 무를 함께 겸비한 사람을 뜻한다. 보통 힘을 쓰는 일이 본업인 장사(將士)나 군사(軍士) 그리고 말싸움으로 힘을 재는 변호사도 선비 사()를 사용한다.

 

또 똑같이 도끼를 든 무사지만, 이 무사가 멀리 일본으로 건너가면 긴 칼을 옆구리에 두 개나 찬 사무라이로 변신하고, 우리나라에 와서는 갓을 쓴 선비가 된다.

 

하지만 영어로 기사를 의미하는 '나이트(knight)'라는 단어는 독일어의 '크네히트(knecht)'와 어원이 같은데 '또는 녀석'으로 해석하는 것을 보면 말을 타고 싸우던 서양의 '기사(騎士)'와 문무를 겸비한 동양의 무사와는 그 격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문()과 무()를 겸비하고 있는 측면에서 본다면, 동물 중에서는 닭이 가장 선비에 가깝다. 왜냐하면, 닭의 벼슬은 문()을 상징하고 길고 예리한 발톱은 무(), 싸움에는 누구보다 용감해서 용(), 음식으로 나누어 먹어서 인(), 때가 되었음을 알려주니 신()을 의미해서 오덕(五德)을 지닌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장모님들은 사위가 집에 오면 가장 실한 씨암탉을 잡아주셨는데, 이는 몸보신뿐만 아니라 닭의 오덕(五德)을 갖추라는 심오한 뜻과 함께 닭에게는 특별한 또 다른 의미가 있기 때문...

 

주역을 보면 닭은 양조(陽鳥)라고 했고, ‘본초강목에서는 닭이 양기를 제공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 닭은 양기가 넘치는 동물이고 거기에다 알을 낳는 씨암탉이니 자손을 많이 낳으라는 살가운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여성들이 바라는 남자의 미덕은 닭의 오덕(五德)을 지닌 남자가 아닌 변강쇠, 구두쇠, 마당쇠, 모르쇠, 자물쇠 등 ‘5쇠’라는 우스갯소리가 들린다.

 

물론 세월의 변천에 따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개념이 점차 변하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