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역사 잡학 156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중동 분쟁의 씨앗.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중동 분쟁의 씨앗. 유럽에서 불어닥친 식민지 제국주의는 대륙 곳곳으로 퍼져나갔는데, 중동 지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여파로 이스탄불을 중심으로 동서양의 문화를 꽃피웠던 오스만제국(터키)도 1918년 수에즈운하를 둘러싼 충돌에서 아랍을 끌어드린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다. 당시 영국의 한 사나이가 아랍민족주의에 불을 댕겼고 아랍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사막의 영웅이 되었는데, 그가 바로 젊은 고고학자이자 영국군 장교 로렌스였다. 영국군 장교 로렌스의 이야기는 그가 세상을 떠난 27년 뒤 ‘아라비아의 로렌스’라는 영화로 탄생해서 전 세계 영화 팬을 감동시킨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랍의 영웅이라는 평가와 함께 아랍의 영혼을 훔친 사람이라는 비판도 존재하는데, 그만큼 그의 일화에 진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울까? (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울까? (2)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는 서로 합의할 수 없는 여러 쟁점이 존재하는데, 주요한 내용은 이렇다.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양측은 예루살렘을 공유할 것인가?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국가도 건국해야 하는가? 1990년대와 2010년대 사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회담이 진행, 처음에는 협상이 가능해 보였다. 노르웨이에서 열린 일련의 비밀 회담은 ‘오슬로 평화 프로세스’로 이어졌고 빌 클린턴 당시 미 대통령의 주재로 1993년 백악관 잔디밭에서 기념식도 열린다. 이를 통해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을 인정했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를 팔레스타인인들의 유일한 대표자로 인정,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들어선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의 야당 지도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울까? (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울까? (1) 지난 7일 가자 지구 인근 마을에 무장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병력 수백 명이 침투해서 이스라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인이 최소 1,300명이 살해당했고 여성과 어린이, 군인, 민간인 등 수백 명이 인질로 붙잡혀 가자 지구에 억류되어 있다. 이에 맞서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에 집중 포격뿐만 아니라 식량과 연료 등 필수품 공급을 모두 차단하며 가자 지구를 전면 봉쇄 조치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경계선을 따라 병력을 집결시켜 더 많은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지상전도 준비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중동 지역의 통치자인 오스만 제국이 패배한 이후 영국은 ‘팔레스타인’이라고 알려진 지역을 장악했다..

포쇄, 실록의 엄격한 관리 방법.

포쇄, 실록의 엄격한 관리 방법. 포쇄는 조선 시대 실록을 바람에 말려 습기를 제거하고 부식과 충해를 방지해서 오랫동안 보존하기 위한 작업으로 정기적인 포쇄 작업은 실록의 엄격한 관리 실태를 잘 보여준다. 이 작업은 과거시험 식년과 같이 대개 3년에 한 번씩 시행했지만, 2년 또는 5년을 주기로 하기도 했다. 주로 포쇄는 봄과 가을의 청명한 길일을 택해 춘추관에서 파견된 사관이 담당했는데, ‘실록형지안’을 보면 대부분 음력 3~5월과 8~10월에 시행했고 한여름과 겨울에 하지 않았다. 그리고 포쇄는 새로운 실록이나 어제, 의궤 등을 봉안하고 이안하거나 고출 및 사고를 개수할 때도 시행해서 ‘실록형지안’에 기록된 작업 내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오대산 사고의 경우 100건의 형지안 중 봉안과 개수..

조선왕조실록, 조선 시대의 타임캡슐.

조선왕조실록, 조선 시대의 타임캡슐.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의 1대 태조부터 25대 철종에 이르는 조선왕조 472년간의 역사를 편년체로 서술한 공식적인 국가 기록이다. 서울대 규장각이 소장하고 있는 정족산본의 경우 1,707권 1,187책, 약 6,400만 자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 이 기록 속에는 조선 시대의 정치, 외교, 경제, 군사, 법률, 사상, 생활 등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총망라하고 있는 조선 시대의 타임캡슐’이다. 일단 왕이 승하하면 임시로 실록청을 설치하고, 영의정 이하 주요 관리들이 모여 실록 편찬을 공정하게 집행한다. 먼저 실록청에서는 사관들이 전 왕대에 작성한 사초(史草)와 시정기(時政記) 등을 모두 수집한다. 사초는 사관들이 일차로 작성한 초초(初草)와 이를 교정하고 정리한 중초..

조선 시대 궁중 전문 요리사, 대부분 남자였다.

조선 시대 궁중 전문 요리사, 대부분 남자였다. 조선 시대 궁궐에서 음식을 전담하는 곳은 수라간... 왕과 왕비, 세자, 공주 등이 거처하는 곳마다 수라간이 있었으며 매 끼니를 준비했다. 역사 드라마를 보면, 대개 여성들이 수라간에서 일하지만, 실제 요리사들은 대부분 남자로 궁중의 전문 요리사를 숙수 혹은 반감 등으로 불렀는데, 이들은 기술직으로 중인 계층이었다. 하지만 천민으로 능력을 인정받아 평민이나 중인이 된 경우도 있고, 숙수까지 올라갔으나 천민 신분으로 남는 등 계층이 다양했다. 이들은 왕 등의 수라와 궁궐의 음식 공급을 관장하던 사옹원이라는 관청에 소속된 직장인으로 매일 출퇴근했다. 또 숙수와 반감 밑에는 음식의 각 분야를 담당하는 각색장이 있었다. 그리고 각색장에는 물 끓이는 탕수색, 생선 ..

요계관방지도, 북벌 의지가 반영된 조선의 지도.

요계관방지도, 북벌 의지가 반영된 조선의 지도. 1705년 조선 숙종 때 청나라 사신으로 건너간 이이명은 외교 활동 틈틈이 청나라에서 제작된 지도를 구입하려고 노력한다. 명나라 지도 ‘주승필람(籌勝必覽)’을 구입한 그는 청나라의 ‘산동해방지도(山東海防地圖)’를 구입하려고 애썼지만, 청나라에서 이 지도를 대외 유출 금지 도서목록에 올려놓아 수행한 화원을 시켜 이 지도를 베끼도록 한다. 그리고 서울에 도착하자 자신이 입수한 지도를 숙종에게 올렸고, 숙종의 명으로 1706년 1월 ‘성경지’와 조선의 ‘서북강해변계도(西北江海邊界圖) 등을 참고해서 만주 지역과 조선의 서북 지역을 함께 그려 넣은 ‘요계관방지도(遼薊關防地圖)’를 제작한다. ‘요계관방지도’에 관북 지방과 관서 지방만 그려 있는 것은 이 지도가 국방지..

한글, 세계 문자 역사에서 특별한 이유는?

한글, 세계 문자 역사에서 특별한 이유는? 한글은 2가지 측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글자다. 첫째는 발명된 글자라는 것... 다른 나라의 글자들은 대부분 그림에서 시작해서 글자로 진화했다. 하지만 한글은 15세기에 갑자기 만들어진 글자라는 점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글자다. 두 번째는 한글은 우리나라 말을 기록하는 데만 사용된다는 것으로 유럽의 경우 포르투갈부터 폴란드까지 가는 동안 언어는 5~6번 바뀌지만, 알파벳은 똑같이 라틴 알파벳을 쓴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글자와 말은 분명히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동아시아 3국의 경우는 자기 나라에서만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흔히 글자와 말은 같다고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한글이 왜 특별한 글자인지 알려면 다른 나라의 글자에 대해서도 알 필요가 있다. 사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