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와 엄토미. 어떻게 댄스홀 열풍을 불러왔을까? 1937년 초, 잡지 ‘삼천리’에 총독부 경무국장 앞으로 공개 청원의 글이 실렸는데, 레코드사 문예부장과 배우, 다방 마담, 기생 등 당대의 ‘모던 남녀’들이 연명해서 올린 내용은 서울에 딴스 홀을 허락하라는 것... 물론 단칼에 일축되어 식민 통치와 총력전 체제였던 당시 일어난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구미(歐美)식 가무(歌舞) 공간’에 대한 욕망이 일찍부터 나타나고 있음을 알린 사건이었다. 이런 사건은 한국전쟁 직후, 피폐해진 곳곳을 열심히 복구하던 때에도 발생했는데, 하나는 1954년 한 신문에 연재된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 사교댄스와 성 윤리에 대한 뜨거운 논란을 일으킨 이 소설은 단행본 출간과 영화화로 이어지며 최고의 흥행을 한다.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