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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번, 누구에게 헌정한 곡일까?

화별마 2023. 12. 27. 19:32

라흐마니노프 사진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2, 누구에게 헌정한 곡일까?

 

오래전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가 어느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지금도 뇌리에 남아있다당시 그녀는 2007년 유방암 3기 진단을 받는다.

 

만약 이 유방암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그녀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 하지만 그녀는 그 인터뷰에서 담담하게 ‘2007420일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 2007420일은 처음 유방암 수술을 받은 날이고 그 이후로도 33번이나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그런 치료 과정을 끝낸 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이렇게 그녀가 유방암을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은 이 세상에 아름다운 음악을 더 들려주어야 한다는 긍정적인 믿음과 신의 뜻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마음 자세였다고...

 

그리고 2021년 데뷔 50주년을 맞아 라흐마니노프 스페셜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는데, 수술 후 14년이 지났지만, 변함없이 열정적이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그녀가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에는 남은 삶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고 싶다는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사실 그녀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은 교향곡 1번의 실패로 슬럼프에 빠져있던 라흐마니노프를 도와준 정신과 의사에게 헌정한 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사연이 담겨서인지 이 피아노 명곡은 암울한 분위기로 시작되는 1악장과 정화된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연주하는 2악장에 이어 힘차고 벅차오르는 환희의 3악장으로 마무리가 된다.

 

마치 질병으로 인한 고난과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라고 격려하는 것처럼 라흐마니노프 자신뿐만이 아니라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곡이다.

 

사람들은 건강의 위기 속에서 같은 상황이지만 제각각 전혀 다르게 반응하는데, 그것은 바로 평소 습관이자 성격에서 나오는 것이다.

 

겨우 3/1이 남았다는 부정적 시각과 아직도 3/1이 남았다는 긍정적 시각을 가진 두 사람 중 누가 앞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까? 눈으로 보지 않아도 그 결과는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