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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 집시들이 몸으로 하는 언어였다.

화별마 2023. 12. 25. 11:32

플라멩코 이미지

스페인 세비야의 플라멩코, 집시들이 몸으로 하는 언어였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발달한 집시들의 춤 플라멩코... 오랜 세월 삶의 질곡이 많았던 집시만의 열정과 애환을 담아 발을 빠르게 구르고, 손뼉을 크게 치고, 추임새를 넣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전하는 강렬한 춤, 바로 그것이 Flamenco...

플라멩코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정설은 없지만, 분명한 것은 회교풍과 카스티야풍이 뒤섞여 안달루시아의 음악 전통에서 싹튼 집시들의 서러운 춤과 노래다.

 

플라멩코라는 말은 멋들어진, 화려하다는 의미의 서민층 라틴어 '플라마(Flama)'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집시들이 안달루시아인을 카초스라고 부르고 안달루시아 인들은 집시를 플라멩코스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등 다양하지만, 그만큼 가슴속에 집시의 뜨거운 감정과 울림을 준다.

 

플라멩코의 시작은 그라나다였지만, 플라멩코를 무대로 올려 지금의 화려한 공연 문화를 만든 건 세비야...

 

세비야의 과달키비르 강을 통해 무역이 활발했을 당시, 집시들이 강변에서 플라멩코를 추면 지나가던 무역 상인들이 돈을 던져주던 것이, 하나의 공연으로 정착되었는데, 그래서 그라나다의 플라멩코보다 세비야의 플라멩코가 화려하게 발전했다.

 

세비야의 이사벨 2세 다리 너머는 트리아나(Triana) 지역으로 과거 집시들이 거주하던 지역... 1852년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단절되어 집시 문화의 영향으로 세비야의 다른 지역과는 다른 지역감정을 형성하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냈다.

 

따라서 세비야에서도 가장 원형에 가까운 플라멩코를 보려면 이곳의 공연장에서 관람하는 것이 좋다.

 

플라멩코를 완성하는 3가지 요소는 무용수 바일레(Baile), 가수 칸테(Cante), 기타 연주자 토케(Toque)...

 

또 무용수 바일레에는 남자 무용수 바일라오르(Bailaor)와 여자 무용수 바일라오라( Bailaora)가 있는데, 플라멩코는 젊은 무용수들보다 연륜과 경험이 쌓인 무용수가 대접을 받는 춤이다.

 

가수 칸테에도 남자 가수 칸타오르(Cantaor), 여자 가수 칸타오라(Cantaora)가 있지만, 대부분 남자가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그리고 초기 노래의 내용이 집시들의 한과 애환을 많이 담았다면, 지금은 사랑과 연애에 대한 것이 많다.

특히 칸테는 노래하면서 쉴 새 없이 플라멩코 고유의 손뼉 박수인 '팔마(Palma)'를 치고 발을 구르는데. 남자 무용수 바일라오르나 여자 무용수 바일라오라도 춤을 추지 않을 때는 칸테 옆에서 함께 박자를 맞춘다.

 

그리고 플라멩코 초기에는 기타 연주 없이 오직 박수와 노래로만 춤을 추었지만, 200년 전부터 기타가 등장, 지금은 기타 연주가 큰 비중을 차지해서 공연장에서 토케의 독주는 반드시 포함된다.

 

무용수가 춤에 몰입했을 때 보이는 표정에는 만 가지의 말이 담겨있어 칸테의 노랫말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알 것 같았다.

 

세비야에서 플라멩코를 보는 곳은 주로 로스 가요스(Los Gallos)와 엘 아레날(El Arenal)...

 

하지만 옛 집시들의 거주지였던 트리아나 지역에 안달루시아주 정부에서 인정한 플라멩코 공연장이 있는데, 플라멩코를 가르치는 학원과 공연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정석의 플라멩코를 만날 수 있어 나도 이곳에서 관람했다.

 

Queen Of The Night :

https://www.youtube.com/watch?v=jwLfSHCBdl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