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시험, 나라의 인재를 수혈하는 주요 수단. 1360년, 고려 공민왕 9년에 거행된 과거시험... 문과의 시제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출제되었다. ‘근래 홍건적이 강을 건너 침략했는데, 어쩔 수 없이 무력을 사용해야 한다면 어떤 책(策)과 술수(術數)가 의(義)에 합치하겠는가?’ 당시 이 과거시험에 응시했던 경상도 영천에서 태어난 23살이 된 청년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답안을 써내 장원 급제를 한다. ‘문무를 함께 써야 하는 것은 왕이 따라야 할 대법(大法)이며 만대의 불변하는 원칙이다. 근래에 이런 것들이 무너져 홍건적이 생겼다. 문무를 겸한 인재를 중용해야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다. 강태공, 사마양저(제나라 병법가), 제갈량 같은 사람들이 문무를 겸해 인의(仁義)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