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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80의 법칙, 세상은 이 법칙대로 굴러간다.

화별마 2023. 7. 21. 08:42
20대 80법칙 이미지

20대 80의 법칙, 세상은 이 법칙대로 굴러간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파레토는 상위 20%가 전 세계 부의 80%를 가진다는 ‘20대 80의 법칙’이라는 경험적인 경제법칙을 도출했다.
 
아버지가 이탈리아 후작이었고 어머니는 프랑스인이었던 그는 파리에서 출생했는데, 토리노 대학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한 후 젊은 나이에 이탈리아 철강 회사의 총지배인이 된다. 또 그는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를 넘어 경제학을 연구, 로잔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도 재직했다.
 
처음 사람들은 그를 ‘부르주아의 마르크스’라고 불렀는데, 사회주의를 혐오했기 때문이다. 사실 파레토는 엘리트주의자였다.
 
파레토가 그렇게 불린 이유는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혁명이나 이념으로는 결코 사회 전체의 복지를 증진하지 못한다는 것을 그가 수학적으로 증명했기 때문...
 
예를 들어 사회주의자의 주장대로 부자의 재산을 빼앗아서 100명의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준다고 했을 때 부자의 복지는 감소하고 재산을 나누어 받은 100명의 복지는 늘어난다.
 
그렇다면 감소한 부자의 복지와 100명의 늘어난 복지 중 어느 것이 클까? 사회주의자는 후자가 크다고 주장하지만, 파레토는 어느 쪽도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복지는 효용이며 주관적인 만족도로 감소된 부자의 효용과 증가한 가난한 사람의 효용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그의 관점은 소수가 돈을 아주 많이 벌고 다수는 조금 벌거나 아예 못 번다고 해도 손해만 보지 않는다면 세상이 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손해를 본 사람이 없어 사회 전체적으로는 효용이 늘어났기 때문...
 
파레토의 이런 주장은 부자들이 좋아하지만 평등한 세상을 꿈꾸는 진보주의자는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파레토의 ‘20대 80의 법칙’이 널리 알려졌다. 파레토는 20대 80의 법칙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그가 19세기 영국인의 재산 분포를 조사하면서 상위 20%가 전체 부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또 파레토는 재산 분포도의 99%가 시대와 나라와 상관없이 똑같은 분포를 보인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런데 왜 하필 20대 80의 비율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냥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사실에 대해 ‘20대 80의 법칙’이라 이름을 붙인 것은 파레토가 아닌 후대 사람들이었다.
 
이 법칙대로 세상이 흘러간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하는 학자들도 있다. 1997년 한스 페터 마르틴과 하랄트 슈만이 쓴 ‘세계화의 덫’이라는 책에 의하면, 세계화가 진행되면 나라 간 무역 장벽과 관세 장벽이 사라지고 기업은 더 값싼 노동력을 찾아서 해외로 공장을 이전한다고...
 
다국적기업은 인건비가 싼 지역으로 공장을 옮길 뿐만 아니라 세금을 줄이기 위해서 비과세 지역으로 본사까지 옮기는데, 이렇게 되면 세계화 때문에 국내 노동자는 해외에 있는 중국과 인도 노동자와 인건비 경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화 덕분에 국경 장벽과 관세율이 낮아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해외직구를 통해 값싼 해외 물건을 집에서 구매하면서 글로벌 1등 제품만 살아남는 경쟁시스템이 등장한다.
 
더불어 세계화 때문에, 정부의 시장에 대한 통제력은 점점 사라지고, 혁신과 자동화로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 없는 성장이 되며 국내 중산층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임금도 먹고살 정도만 받게 된다.
 
이 책은 세계화로 인해 전 세계 인구 중 20%만 좋은 일자리와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지만, 나머지 80%는 그냥 숨만 쉬고 사는 세상이 될 것이라 주장하며 전체 인구 중 20%만 일해도 경제는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결론은 20%의 부유층과 80%의 빈곤층의 세상으로 변화를 한다는 것...
 
또 제러미 리프킨이 쓴 ‘노동의 종말’에서는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하는 블루칼라의 종말을 예언한다. 자동차, 철강, 광업, 화학, 전자 등 모든 산업 분야에서 이미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어 갈수록 공장 노동자의 숫자가 줄어든다.
 
그는 21세기 중반에 블루칼라가 사라질 것이라 주장했는데, 서비스업 노동자는 제조업 노동자의 감소를 대체했으나 컴퓨터와 정보혁명으로 사무직 노동자는 줄어든다고...
 
결국, 신기술의 발달로 중산층은 사라지고 부자와 빈곤층만 늘어나고 주주들은 신기술과 생산성 향상으로 큰 이익을 보지만, 그 혜택은 일반 노동자에게로 흘러가지 못한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내는 ‘20대 80의 법칙’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이유는 세상을 너무 불평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좋아하든 미워하든 세상은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