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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노족, 어떻게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까? (2)

화별마 2023. 11. 5. 11:28

흉노족 이미지

흉노족, 어떻게 역사 속에서 사라졌을까? (2)


한족에게 대굴욕을 준 것이 흉노에게는 재앙으로 되돌아오는데, 자존심 강한 한족은 복수를 다짐했고, 묵돌이 죽고 난 후 한 나라의 무제가 즉위하자 30만 대군을 일으켜 기원전 133년 흉노와 전쟁을 한다.

 

이때 한 무제에게는 곽거병이라는 불과 21세의 나이에 사령관이 된 무장이 있었는데, 그는 중국사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뛰어난 장수였다.


전쟁에 투입된 그는 흉노족 본진 무지성으로 쳐들어가 흉노 절란 왕과 노호 왕을 참수하고, 흉노의 2인자 좌현 왕을 패주 시켜 흉노 선우의 신성한 보물, 제천금인까지 빼앗고 흉노족 74천 병력을 도륙해 버린다.

 

곽거병의 활약과 한 무제의 지원에 흉노족은 참패, 황무지인 고비사막 이북으로 밀려나면서 수십 년에 걸친 대 흉노 전쟁은 한 나라의 승리로 끝났고, 한 무제는 복수를 완성한다.

 

하지만 한 무제는 복수 전쟁으로 국고를 완전 파탄 내서 염철 전매제를 시행, 국고를 충당하려고 했지만, 백성들이 늘어난 세금과 과도한 노역에 시달리며 한 나라는 점점 몰락하게 된다.

 

물론 흉노의 피해는 훨씬 더 심해서 한 나라에게 목초지까지 빼앗긴 흉노는 내전이 날 지경이었고 그 와중에 흉노의 호한야 선우가 한 나라에게 복속을 한다.


그렇게 호한야 선우가 복속하자 흉노 동쪽 땅은 통째로 한 나라 조공 체제하에 들어가게 되었고 흉노는 동 흉노와 서 흉노로 동서 분열을 한다.

 

그러나 자존심이 강했던 서 흉노가 한 나라에게 굴복을 거부하자 한 나라가 서 흉노를 토벌해서 멸망시킨다그 결과, 서 흉노의 땅을 동 흉노가 흡수, 통일에는 성공했지만, 불운하게도 한 세기도 안 되어 또 분열되고 만다.

 

당시 흉노의 전통은 형제에게 선우 자리를 물려주었는데, 한 선우가 전통을 깨고 자기 아들한테 물려주려고 하다가 내전이 일어났고, 흉노의 일축 왕 비가 48년 병사를 이끌고 중국으로 망명, 흉노는 다시 남 흉노와 북 흉노로 분열된다.


이때 유방이 세운 한나라는 무제부터 서서히 쇠퇴, 결국 멸망으로 이어지지만, 10여 년 뒤 유방의 후손이 후한을 세운다.

그래서 유방이 세웠던 한 나라를 전한이라고 하고, 잠깐의 혼란기 뒤 광무제 유수가 다시 한나라를 세운 것을 후한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새로 들어선 후한에 복속한 남 흉노는 사실상 중국 속국이 되어 후한 황제의 제사까지 지낸다. 하지만 초원의 기상을 버릴 수 없던 북 흉로는 후한에게 여전히 반기를 들었고 지속적으로 후한을 압박한다.

 

이에 후한은 마침내 장군 두고를 파견, 흉노 정벌을 명했고 이때 북 흉로는 선우의 모친까지 참살되고 21만 명이 투항하는 등 대패 끝에 서쪽으로 도망가서 흉노는 초원의 패권을 완전히 상실한다.

결국, 북 흉노는 서쪽으로 도망가고 남 흉노만 남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오히려 발전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흘러 후한 역시 쇠퇴하며 후한 말이 되자 십상시가 국정을 농단하고 천하는 군벌들로 난립하자 남 흉노는 세력을 확장, 삼국지에 나오는 위촉오 3국이 들어섰을 때는 중원까지 차지한다.

 

위촉오 간의 삼국 전쟁이 끝나고 결국, 천하는 진나라 사마 씨의 서진으로 통합되는데, 이 서진에서도 내전이 일어나자 남 흉노는 중국 화북 지역으로 진출, 흉노 출신 유연이 서진을 무너뜨리고 전조를 세운다.


이때는 흉노 이외에도 여러 유목민족이 화북에 나라를 세웠는데, 이것이 바로 516국 시대다. 그러나 오랜만에 독자적 나라까지 세운 흉노는 아쉽게도 516국 시대를 끝으로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흉노는 전조 이후에도 대하와 북량 등 여러 나라를 세우며 세력을 떨치는 데 성공하지만, 516국 시대에 나라를 세운 이민족 중 선비족이 매우 강해진다.

 

그리고 선비족은 북위라는 나라를 세웠고 그들은 강한 군사력으로 흉노 국가를 정복하고 화북을 통일하며 흉노는 이로써 완전 멸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선비족은 흉노족에게 복속했던 민족 중 하나였는데 그들에게 패해 기원후 439년 흉노가 오히려 역사 속에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