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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성의 원리,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 미운 이유?

화별마 2023. 11. 30. 12:25

호혜성 원리 이미지

호혜성의 원리,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이 미운 이유?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부류는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이다.

 

평상시에는 연락을 안 하다가 자기가 심심하거나 부탁할 일이 있을 때만 연락하는데, 이럴 때 사람들은 자신이 이용당한다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평상시에도 연락을 주고받는 지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학교가 달라지고, 직장이 달라지고, 삶의 무대가 달라져서 만나는 사람도 달라질 때는 친했던 관계라도 일 년에 몇 번 얼굴 보기가 힘들다.

 

이렇게 우리는 그저 삶의 한 교차점에서 만났을 뿐 그 시간과 공간이 달라지면 각자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그러다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 연락을 하는데, 그 부탁을 들어줄지 말지는 물론 상대방의 선택이다.

 

그리고 밥 먹고 나서 본론을 말하더라며 기분 나빠하는 사람이 있는데, 부탁할 땐 성의를 보이는 것이 예의로 그것을 가지고 기분 나빠할 이유가 있을까? 상대방 입장에서는 도리를 한 것인데...

 

사실 이런 계산적인 행동에 기분이 나쁘고 상처를 받는 이유는 평소 연락이 없다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것이 아닌 정작 내가 필요할 때에 너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부탁할 일이 있어서 연락하면 연락도 잘 안 되고, 내가 힘든 일이 있어서 연락했더니 위로나 답장도 미지근하다고 여겼을 때 그런 상처를 받는다그리고 상대방이 이기적으로 느껴지고 관계를 정리해야 하나 마나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런 마음에는 사회적 교환 원리가 숨어 있는데, 사회적 교환 원리는 보상을 주고받는 관계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상대에게 호의를 베풀면 상대 역시 상응하는 보답을 해야 한다는 호혜성의 원리가 사회질서를 유지해준다는 이론...

 

심리학자 데니스 리건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무작위로 짝지어진 짝꿍과 함께 주어진 그림을 평가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 실험의 진짜 목적은 그림 평가가 아니었고 그 짝꿍도 사실은 연구진의 한 사람이었다. 실험 참가자가 열심히 그림을 평가하면 짝꿍으로 위장한 실험 협조자도 옆에서 그림을 평가하는 척한다.

 

그러다가 쉬는 시간에 그 짝꿍이 콜라 두 캔을 사서 하나를 실험 참가자에게 주면서 사실 내가 영화 티켓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사줄래요?’라고 말한다그날 처음 만난 사이에 자기의 영화 티켓을 사달라는 것은 다소 무리한 부탁일 수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콜라를 주지 않을 때보다 콜라를 주면서 부탁했을 때 그 티켓을 사준 확률이 두 배나 높게 나왔는데, 대접을 받았으므로 자기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사람은 바로 이 호혜성의 원리를 위반한 것이다. 즉 내가 주었는데도 아무런 보상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회적 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노력을 최소화하기 시작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