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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누구를 위한 선물일까?

화별마 2023. 12. 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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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누구를 위한 선물일까?

 

누구든 살면서 한 번쯤은 복수를 꿈꾸는데, 드라마 같은 복수는 아니라도 당한 만큼 꼭 갚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이유는 계속 참으면 자신을 만만하게 볼까, 그리고 그런 상황이 자꾸 반복될까 싶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복수하고 싶어지는 것...

 

토론토대학 아나톨 라포포트 교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인 관계에서 ‘팃 포 탯(Tit For Tat)’ 전략,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이 전략은 먼저 시비를 걸진 않지만, 상대방이 자신에게 손해를 끼치면 기회가 생기는 즉시 보복하는 전략...

 

그런데 복수하고 싶은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온다면 어떻게 반응하는 것이 좋을까?

 

자신이 소중한 친구 AB에게 잘못을 똑같이 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AB가 상처를 받아 두 친구에게 용서를 구했다. 다행히 A는 당신을 용서했지만, B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후 당신은 둘 중 한 명에게 또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게 되었다면 이때 AB 둘 중 선택한다면 누구에게 잘못하는 것이 나을까?

 

트리니티대학의 심리학자 해리 윌라스 교수가 이 질문을 153명에게 했을 때 무려 132명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B를 선택했다.

 

이미 망친 관계인 B보다 관계를 회복한 A를 지키기 위해서였는데, 이 실험을 통해 잘못을 뉘우치고 상대방을 용서한다면 대부분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팃 포 탯 전략에서도 상대방이 배반하다가 선량한 모습을 보이면 실험 참가자 역시 선량하게 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용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라포포트 교수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용서 없이 복수만 계속하는 프리드먼(Friedman)’ 전략을 취했을 때는 문제 해결 부분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아무런 보복을 안 한 호구 전략을 취했을 때보다도 점수가 더 낮게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많은 사람이 용서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용서에 대해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용서는 화해와 다른데, 그 사람과 다시 친하게 지내지 않아도 용서는 할 수 있고 또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원래 없던 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용서는 자신이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용서는 상대방을 죄에서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 아니다.

 

용서는 끝없는 분노에서 자신을 벗어나게 해 주며 그 사람이 무엇을 하든 상관없이 현재 자신의 삶에 집중하게 하는 행위다그렇기에 진정한 의미의 용서는 자신을 위한 선택이자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