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무엇을 다르게 했을까?

한강의 기적, 무엇을 다르게 했을까?

 

얼마 전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영어 연설은 기립박수를 23차례나 받아 우리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다.

 

이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1960년대 케네디 행정부가 로스토 교수의 경제 성장모델을 권유했고 박 대통령이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물론 로스토 교수의 '경제 성장단계론'이 개도국에 희망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자본주의자의 착취로 양극화가 심해져서 공산혁명이 일어난다는 것과는 달리 단계적으로 성장하면 풍요로운 대중 소비사회가 된다는 낙관적인 미국식 모델이었다.

 

또 로스토 모델의 맹점은 어느 나라든 똑같이 '5단계 성장'을 거치는데, 선진국이 한 것을 단계별로 따라 하면 개도국도 성공한다는 정도로 이 모델로 성공한 나라가 많지 않아 '기적'이라고까지 부를 수가 없다.

 

이런 로스토 모델을 비판하고 다른 발전모델을 내놓은 사람은 후발주자 경제학의 시조라고 불리는 거셴크론 교수...

 

그는 후진국이 선진국에 비해 자본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불리함이 있지만, 선진국이 발전시킨 기술이나 조직을 낮은 비용으로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유리함이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상대적 불리한 점을 극복하고 유리함을 활용하는 시스템을 만든 후진국이 압축 성장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한강의 기적‘은 거셴크론의 방식으로 이루어진 측면이 많다. 선진국 기술을 받아들였지만, 선진국과 다른 방식으로 우리 것으로 만든 것...

 

미국에서는 개별 기업이 발전을 주도했지만, 한국에서는 정부와 기업이 긴밀히 협력했고 기업도 재벌이라는 비즈니스그룹 위주로 발전했다.

 

또 미국 기업이 내수로 성장한 후 해외로 나간 것과 다르게 한국 기업은 바로 수출 전선으로 뛰어들었다. 자본과 기술, 자원이 부족한 나라가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우리만의 시스템이었던 것...

 

우리나라의 발전모델에 대한 이해는 도움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일어선 유일한 나라이기에 더 중요하다.

 

동남아나 중남미에도 재벌이 많지만, 이들은 대부분 내수에 의존하고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한국의 재벌은 후발주자 경제학을 이용해서 나라를 발전시키고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국가 발전의 가장 중요한 전략은 남과 다르게 하는 것... 비슷하지만, 무언가 조금이라도 다르게 해야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도 다른 나라와 무엇인가 다르게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