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아직도 뇌물과 갑질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어느 TV 홈쇼핑 업체의 임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이혼한 전처의 양육비나 도박 빚까지 갚았다는 뉴스들을 자주 접할 정도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홈쇼핑 채널이 분명 갑... 따라서 밉보이면 자기 회사 제품을 홈쇼핑에서 팔아 주지 않을 것은 뻔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뇌물을 주어야만 할까? 납품업체들은 을의 위치가 맞다. 하지만 다 같이 뇌물을 주지 않으면 되지 않을까?
문제는 이런 상황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고 뇌물 수수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 모형으로 해석해 보면 이해가 쉽게 된다.
예를 들어 홈쇼핑 회사가 아침 시간에 팔 물건을 정하기로 했는데, 홈쇼핑 담당자가 뇌물을 좋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A와 B는 모두 이 홈쇼핑을 통해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납품 회사 사장... 두 사람은 고민하기 시작한다.
만약 A와 B가 뇌물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한다면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50%... 반대로 두 사람 모두 같은 액수의 뇌물을 주어도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여전히 50%다.
똑같이 뇌물을 주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유리하지 않다. 그런데 이들이 뇌물을 주는 이유는 죄수의 딜레마 때문이다.
A의 입장에서는 ① B가 뇌물을 주었을 때 ② B가 뇌물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에 참가했을 때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① B가 뇌물을 주었을 때 A가 뇌물을 주지 않는다면 경쟁의 승자는 B가 된다. 반대로 A도 동시에 뇌물을 준다면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은 50%...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당연히 뇌물을 주는 쪽을 선택해야 한다. 뇌물을 주지 않으면 무조건 패하지만, 뇌물을 주면 최소한 50%의 승리 확률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② B가 뇌물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에 참가했을 때... 이때 A가 뇌물을 준다면 승리는 무조건 A의 차지다.
반면 A도 뇌물을 주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에 참가한다면 승리 확률은 50%...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때도 당연히 뇌물을 주는 쪽을 선택해야 하는데, 뇌물만 주면 100% 승리하지만, 뇌물을 주지 않으면 이길 확률이 50%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이 오면 A와 B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뇌물을 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뇌물은 아무 효과가 없다. 두 사람이 동시에 뇌물을 주었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확률은 여전히 50%로 A와 B는 모두 헛돈을 쓴 셈...
하지만 헛돈을 쓰더라도 뇌물을 안 줄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죄수의 딜레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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