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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진하는 황소,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놓인 이유는?

화별마 2023. 10. 19. 08:46

돌진하는 황소 이미지

돌진하는 황소, 맨해튼 월스트리트에 놓인 이유는?

 

흔히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앞으로 오를 것으로 보는 사람을 (Bull)’, 즉 황소라고 하고 내려갈 것으로 보는 사람을 베어(Bear)’, 곰이라고 부른다.

 

또 주가가 상승하는 활황 상황을 불 마켓’, 그 반대는 베어 마켓이라고 하며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전망을 불리시(Bullish)’, 그 반대는 베어리시(Bearish)’하며 두 동물이 표현의 대상으로 쓰인다.

 

이런 표현은 자본시장의 후발 주자 중국에서도 불 마켓베어 마켓을 ‘뉴스(牛市,소 시장)’와 ‘슝스(熊市. 곰 시장)’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많은 동물 중에 하필 이 동물이 주식시장의 장세를 표현하게 되었을까?

 

유래에 대해서는 두 동물의 공격 방식, 소는 뿔을 위로 치받고 곰은 앞발을 아래로 내리치며 공격하는 모습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아래 이야기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18세기 초 보스턴을 비롯한 미국 동부에서 사냥꾼들이 잡아 온 야생 곰 가죽 시장이 크게 성행했는데, 이 시장도 매일 가죽값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이 시장에서 매도자는 주로 전문 사냥꾼들로 이 중 일부 영리한 거래자들은 가죽값이 최고에 달했다고 판단되면 수중에 가진 곰 가죽이 없어도 파는 계약에 참여했다.

 

자기들의 매도 시점 이후 가죽 가격이 떨어질까 걱정했기 때문인데, 일단 가죽을 주겠다고 약속한 다음, 산에 가서 곰을 사냥, 약속한 날짜에 매수자에게 갖다 주었다.

 

이렇게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베어 스킨(Bear Skin)’, ‘곰 가죽이라는 별명이 붙었고, 이후에 이 말이 축약되어 베어가 되었다는 것...

 

황소의 상징도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만들어졌는데, 미국 중부지방의 어느 지역신문이, 곰과는 달리 주가나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을 무엇이라 부를까 고민하다가 착안했다고 한다.

 

곰과 대치되는 동물을 황소로 선정한 이유는 성적(性的)인 의미가 있는데, 황소의 영어 단어인 (Bull)’이 남성 고환을 의미하는 (Ball)’과 어원이 같기 때문이었다.

 

황소 자체가 가지는 의미가 남성의 성기가 발기하는 모습을 상징하는데, 주가가 솟구치는 모습을 빗댄 것...

 

이 동물의 상징성으로 각국의 증권거래소 앞에는 대부분 황소와 곰이 싸우는 동상이 있는데, 보통 황소가 곰을 이기는 형상이어서 증시가 활황을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그중에는 황소상만 있는 증권거래소도 많고 가장 유명한 것은 뉴욕의 돌진하는 황소(Charging Bull)...

 

이 동상은 맨해튼의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 근처 볼링그린이라는 지역에 있는데, 한 해 수백만의 관광객이 찾고 있는 명소다.

 

이 동상은 1989년 이탈리아 출신 아르투로 디 모디카라는 조각가가 자기가 36만 달러를 들여 1989년 말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몰래 갖다 놓은 것... 그는 1987년의 블랙 먼데이에 주가 폭락의 충격을 겪은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것이라 주장했다.

 

뉴욕 경찰은 이를 불법 설치물로 규정하고 치웠지만 이를 비난하는 여론에 밀려 현재의 위치에 이 동상을 다시 갖다 놓았다.

 

그리고 이 황소의 거시기(?)를 만지면 투자에 행운이 온다는 미신 때문에 이 동상은 끊임없이 사람의 손길에 시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