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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망한 부자의 자손이 다시 부자가 되는 이유?

화별마 2023. 12. 31.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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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망한 부자의 자손이 다시 부자가 되는 이유?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 중 하나는 물려받을 재산이 없어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보다 별다른 재주가 없어도 재산을 물려받은 사람이 더 부자로 잘 산다는 것...

 

그래서 물려받는 부로 경제 상태가 결정되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보는 것이고, 이를 방지하려는 정부 정책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부자의 자식이 더 잘사는 것은 정말 부모 재산을 물려받아서일까? 그리고 부모 재산을 물려받지 않았다면 부자의 자식은 평균 수준의 경제력만 가지게 될까?

 

중국 공산혁명 당시 중국의 지주들은 모든 땅을 몰수당하고 몰락했는데, 그 후 지주의 자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앨버트 알레시나 미국 하버드대 교수 연구팀이 중국인 36,000여 명을 조사 2020년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국 개방화 이후 지주의 자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이 평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농업 국가였고 지주와 보통 농민, 소작인으로 빈부 격차가 나뉘었던 사회로 1900년대 초 전통 중국 사회에서 지주들은 보통 사람보다 평균 20%가량 소득이 많았다.

 

마오쩌둥은 지주와 보통 농민의 빈부 격차가 중국의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인식, 정권을 잡자, 대대적으로 토지개혁을 해서 처음에는 가난한 농부들에게 나누어주었다가 그 후 토지를 완전히 국유화한다.

 

따라서 지주는 한 조각의 땅도 소유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몰락 했고, 지주 수십만 명이 살해당했으며 살아남더라도 지주와 그 가족은 사회 최하 계층으로 떨어진다그렇게 중국은 모두 가난한 것이 문제이긴 했지만, 빈부 격차가 거의 없는 평등한 사회가 된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지주의 자식들은 보통 사람보다 더 못살았는데, 1940~1965년 태어난 지주의 자식들은 보통 사람보다 소득이 5%가량 적었고 지주 계급은 완전히 몰락한다.

1980년대 이후 중국은 개방화 정책을 실시, 보통 사람이 돈을 벌어도 되는 시대가 도래한다이때는 모두 돈이 없고 평등한 사회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러면 보통 사람이나 과거 지주의 자손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어야 하는데, 사실은 그것이 아니었다.

 

당시 지주의 자식들은 이미 나이가 들었고, 지주의 손주들이 활동하는 시기였는데, 개방화 이후 지주의 손주들은 2010년 기준으로 보통 사람보다 12%가량 소득이 많았고, 권력자였던 공산당원보다 2%가량 더 많았다.

 

그렇다면 부를 물려받지 않은 손자와 손녀들은 어떻게 공산당원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었던 걸까지주의 자손들은 재산을 물려받아서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재산 이외에 더 중요한 다른 요소가 있었다.

알레시나 교수 연구팀이 그 이유와 관련된 3가지를 발견했는데, 일단 지주의 자손들은 교육을 더 많이 받았는데, 중등교육까지 마친 사람이 평균보다 7% 많았다.

 

그리고 평균보다 일하는 시간이 길었고, 무언가 해보려고 더 나서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 즉 교육, 일하는 시간, 진취적 경향 등 3가지에서 차이가 있었고, 바로 여기에서 소득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부자가 되는 데 필요한 것은 재산이 아니라 교육, 일하는 시간, 진취적 경향이 필수 요소이고, 부자의 자손이 계속 부자가 된 이유는 이런 사회적 자본을 대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부자의 자식들은 공부와 일 그리고 사업이든 최소한 이 중 한 분야에서는 보통 사람과는 다른 기준으로 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