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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보테로. 왜 그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역행했을까?

화별마 2024. 1. 10. 08:26

페르난도 보테로의 모나리자 사진

페르난도 보테로. 왜 그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역행했을까?

 

르네상스가 낳은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인정하는 걸작이다그런데 그렇게 위대한 모나리자가 어느 날 콜롬비아 출신 화가에 의해 기가 막힐 정도로 황당한 일을 겪게 된다.

 

그것은 웃음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의 대명사인 모나리자가 열두 살의 토실토실한 뚱보 여자아이로 변신했기 때문...

 

금방이라도 살이 터져 나올 것 같고, 그녀가 입고 있는 검정 드레스는 금방이라도 찢어질 듯 빵빵하게 그려진 이 그림을 만약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본다면 어떤 표정을 했을지 궁금하다.

 

세계의 화단이 주목하는 미술계의 스타 페르난도 보테로... 그의 붓을 거치면 아무리 뛰어난 걸작품이라 해도 토실토실한 뚱녀나 뚱남으로 변신한다.

 

일부 비평가는 시대적 감각에 뒤떨어진 시각을 가졌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그림들을 그린다고 악평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화가들은 우리의 몸을 날씬하고 매끄럽게 세련미 넘치는 비율로 과장하거나 더 아름답고 신비로운 대상으로 그려낸다.

 

그런 그림을 보고 우리는 최고의 예술이자 걸작이라고 생각했고 당연하게 여겨왔지만, 이런 절대적인 믿음에 페르난도 보테로가 반기를 든 것...

 

그는 예술이 자연 그대로를 왜곡시키는 것이 싫다며 위대한 자연이 인간에게 선물한 인체의 모습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시대를 역행, 인체의 절대 기준이었던 황금비율을 완전히 제거하고, 가공하거나 성형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부풀리고 늘리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비너스를 그리고 모나리자를 그려서 현대인의 고정된 믿음을 조롱하듯 깨버린다.

 

뚱뚱한 비너스와 토실토실한 모나리자를 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국인은 물론 예술의 고향 유럽인까지 그의 작품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유래가 없었던 독특한 생각과 관점 때문인데, 어느 누가 비너스가 뚱뚱할 거라고, 모나리자가 토실토실한 어린아이가 될 거라 상상했을까?

 

그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완전히 역행하여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아티스트... 뚱뚱함이 새로운 미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보테르는 세계적인 화가를 꿈꾸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은 별로였다. 그래서 다른 화가들과 같아서는 절대로 세계적인 화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남미에서 태어난 콜롬비아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태생적인 기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정립하기로 한다.

 

콜롬비아인들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기질이 있고 광활한 대지처럼 넉넉하고 풍요로운 삶을 즐기며 살아가는데, 자신에게 그 피가 흐르는 것이, 자신의 독특함과 경쟁력이라고 생각한 것... 

 

그의 예상은 맞았다. 일부 비평가와는 달리 대중들은 신선하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쏟아낸 것이다.

 

이 세상에는 어느 분야든 주류를 이루는 큰 흐름이 있고 그 거대한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가 있다대부분 사람들은 영혼도 없이 그 트렌드를 쫓아가기에 바쁘다. 

 

하지만 한 번쯤은 페르난도 보테로와 같이 엉뚱하고 과감한 모험을 감행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