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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과 파르망티에 이야기...

화별마 2024. 4. 1. 08:56

감자 이미지

만우절과 파르망티에 이야기...

 

프랑스의 군 의약사이자 농학자였던 파르망티에는 전 프랑스에 감자를 전파 시킨 사람으로 18세기 미주에서 감자를 수입했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 유럽에서는 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다. 그래서 감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떼놓을 수 없는 양식으로 값이 헐하고 소금만 치면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런 새로운 작물을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의미로 '땅의 사과'라고 불렀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고 굶어 죽을 사람을 살려준 파르망티에를 기리기 위해 프랑스의 많은 도시에 그의 이름이 붙은 도로를 만들었다.

 

파리에도 파르망티에라는 길이 생겼고, 20세기 초에는 그 길 밑으로 지하철이 다니자 역 이름까지도 파르망티에 역이라고 붙였다.

 

오래전 만우절이 다가오자 파리 지하철 노동자들은 나름대로 만우절을 기념하고 싶어서 350개가 넘는 파리의 지하철역 중 서너 개를 골라 역 이름을 만우절 하루만 바꾸기로 결정한다.

 

서너 개의 역 중에는 파르망티에 역도 들어 있었는데, 만우절 새벽이 되자 파르망티에 역에 표시된 표지판을 모두 감자라고 바꾸어 버린다.

 

아침에 출근하던 파리 사람들은 모두 어리둥절하며 '감자'라는 역이 있었나?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역 이름이 바뀌었나 하며 수군거렸고 파르망티에 역에서 내려야 할 사람 중에는 그냥 지나쳐버린 사람도 있었다.

 

사람들은 퇴근한 후 저녁 뉴스 시간에 아나운서를 통해 파리 지하철 노동자들의 만우절 기념행사에 대하여 알게 되었지만, 아나운서도, 시청자도, 골탕 먹은 사람들까지도 모두 즐거워했다.

 

매일 타고다니면서도 파르망티에가 누구인지 모르던 사람들도 그날부터 그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날 출근하는 사람들을 골탕 먹인 이 만우절행사 때문에 파리의 지하철 노동자들 중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프랑스 사회는 지하철 노동자의 아이디어와 재치, 유머 감각에 찬사를 보냈고 또 그런 아이디어와 재치, 유머 감각을 가진 파리의 지하철 노동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