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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전과 막걸리,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화별마 2023. 11. 21. 12:11

파전과 막걸리 이미지

파전과 막걸리,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파전과 막걸리는 비가 오는 날 가장 많이 팔리는데, 여름 장마철이 되면 대형마트에서는 아예 부침 가루와 막걸리를 세트로 팔 정도...

 

시골의 농번기 때에도 비가 내리면 일손을 멈추고 집에서 막걸리 한 잔을 한 것을 보면 막걸리는 일종의 휴식과 같은 술이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비가 오면 막걸리와 파전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등장했을까?

 

엄밀히 따지면 파전이라는 용어는 1970년대 이후 생긴 용어로 원래 파전보다는 빈대떡이 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원래 빈대떡은 녹두를 갈아 돼지기름에 지진 음식으로 기름과 고기가 부족했던 시절에 상당한 고급 요리로 1930년대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빈대떡집이 많이 생겨났다.

 

그리고 이곳에서 팥죽과 국수 그리고 소주와 막걸리를 함께 팔았다. 다만 그 이전에는 빈대떡이 너무 귀한 요리라 막걸리와 궁합을 생각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막걸리와 빈대떡이라는 공식은 1930년대 이후에 사용한 것으로 본다.

 

빈대떡에 들어가는 녹두는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주어 옛 궁중에서는 녹두를 넣어 누룩을 만들기도 했다.

 

결국, 녹두빈대떡은 다음 날 숙취까지 생각해서 먹은 음식으로 파전이라는 메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970년대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파전 등에 사용되는 식용유가 1960년대만 하더라도 고급 선물 세트에 들어갈 정도로 고가 제품이었기 때문이며 1950년대만 하더라도 밀가루 선물 세트도 있었다.

 

파전이라는 단어는 1980년대 초 부산 동래 파전이 알려지고, 전국의 민속주점에서 사용하면서 전국적으로 쓰이기 시작한다.

 

막걸리가 파전, 녹두전과 잘 어울린다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이야기... 특히 비 내리는 소리와 파전 굽는 소리가 비슷해서 막걸리를 더 마시고 싶어 진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막걸리는 파전의 소화를 돕는다는 사실로 막걸리 속의 누룩은 전분을 분해하는 역할을 하는데, 분해하는 주요 전분 중 하나가 바로 밀가루다.

 

밥과 비교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밀가루 음식에는 막걸리가 천연 소화제 역할을 했고, 이러한 궁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