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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 왜 이런 방식으로 마시게 된 것일까?

화별마 2023. 11. 18. 10:24

아메리카노 커피 사진

아메리카노, 왜 이런 방식으로 마시게 된 것일까?

 

커피라는 원칙론적 측면에서 보면 아메리카노는 참 촌스러운 커피다. 왜냐하면,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는 것이 바로 아메리카노이기 때문...

 

즉 에스프레소가 너무 써서 마시기 힘드니까 물을 부어 희석을 시켜 마시는 커피라는 말이다.

 

사실 아메리카노라는 커피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이탈리아에 주둔했던 미군 병사들이 현지인들이 마시는 진한 에스프레소가 부담스러워 뜨거운 물을 부어 연하게 희석시켜 마신 것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로마제국 후손들의 눈에는 커피 맛을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것으로 보였고 멀리 아메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라는 의미로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커피를 연하게 마시는 방법은 많이 있는데, 드립 커피처럼 커피 원두를 갈아 뜨거운 물을 통과시켜 커피를 추출, 연한 커피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미세한 커피 분말에 수증기를 강한 압력으로 통과시켜 커피 원액을 추출하기 때문에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에 물을 탄 아메리카노와는 맛이 다르다.

 

그렇다면 미국 사람들은 왜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만든 아메리카노를 마셨을까아메리카노로 대표되는 미국 커피가 유럽 커피에 비해 연하고 부드러워진 배경에는 미국의 보스턴 차 사건이 자리 잡고 있다.

 

보스턴 차 사건은 미국의 독립전쟁을 촉발시킨 사건으로 17731216,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 주민들이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영국 동인도 회사의 선박을 습격, 배에 싣고 있던 차 상자를 모두 바다에 던져버린 사건...

 

당시 영국 수입차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는 험악해서 영국산 홍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비애국자라며 협박을 당할 정도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하지만 매일 홍차를 마시던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차를 끊기가 쉽지 않았지만, 가격도 폭등하고 매도당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다른 대체품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바로 커피였다.     

 

특히 전통적인 무역 국가였던 네덜란드는 당시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에서 대량으로 재배했던 커피의 판로가 필요했던 시점...

 

이때 미국에서 영국산 홍차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났으니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고 값싼 커피가 미국 시장으로 대량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커피는 홍차의 대체품으로 소비되기 시작했는데, 미국 사람들은 커피를 마실 때 최대한 홍차와 비슷하게 마시려고 했다.

 

커피를 묽게 타면 색깔도 진한 홍차와 비슷해졌고 커피를 진하게 추출한 에스프레소와는 달리 차 맛에 조금 더 가깝게 마실 수 있었던 것... 이것이 유럽과 달리 미국인들이 아메리카노처럼 연한 커피를 마시게 된 오래된 배경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