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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독이 든 늑대 복숭아는 과일? 채소?

화별마 2023. 7. 22. 13:42

토마토 이미지

토마토, 독이 든 늑대 복숭아는 과일? 채소?

 

토마토는 교과서에 채소로 분류하고 있다. 과일처럼 먹기도 하는데 왜 토마토가 채소일까? 그렇다면 과일과 채소의 차이는 무엇이고 왜 토마토는 채소로 분류되는 걸까?

 

일반적으로 과일은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 즉 목본성(木本性) 열매, 채소는 풀에서 열리는 열매, 초본성(草本性) 열매로 분류한다.

 

그런데 일 년생 풀에서 열리는 수박이나 딸기는 왜 채소로 분류하지 않을까? 과일과 채소를 구분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식사할 때 요리의 재료로 사용되면 채소, 식사를 끝낸 후 후식으로 먹으면 과일로 나누기 때문이다.

 

암튼 토마토의 위치는 참 애매하다. 서양 요리에서 토마토는 요리 재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이렇게 토마토가 채소인지 과일인지 많은 논쟁이 있었지만 결국 토마토는 채소라고 결론이 났는데, 토마토는 채소라고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1887년 미국은 관세법을 개정, 수입 과일과 채소에 대해 관세를 달리 매겼다. 과일에 대해서는 수입 관세를 부과 안 했지만, 채소는 세금을 물도록 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미국에서도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많은 논쟁이 벌어졌다.

 

뉴저지주에서는 토마토를 과일로 분류했고, 아칸소주에서는 동일한 법률을 적용하면서도 과일 또는 채소로 분류하는 모순이 생겼다. 그러다가 수입 채소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하자 토마토 수입업자들은 토마토는 과일이라며 반발했다.

 

마침내 뉴욕의 과일 수입업자 존 닉스가 뉴욕의 세관원 에드워드 헤든을 상대로 토마토에 관세를 매긴 것은 잘못됐다며 소송을 제기.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된 것...

 

1893년 미국 연방대법원은 토마토는 채소라고 최종 판결을 내려 지루한 논쟁을 끝냈다. 그 이유는 토마토를 과일로 보기에 충분히 달지 않고, 채소와 과일의 구분은 식사 때 요리로 사용되느냐 혹은 후식으로 사용되느냐인데 토마토는 주로 요리로 사용된다고 본 것...

 

토마토는 지금 세계 어느 곳에서나 즐겨 먹는 채소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이 즐겨 먹었던 것은 아니다. 토마토의 원산지는 남미 연안 지역의 고원지대다. 이때는 사람들이 먹었던 흔적이 남아 있지 않다.

 

토마토의 어원은 토마틀(Tomatl)로 원산지인 아스텍 언어로 늑대의 복숭아 혹은 늑대의 과일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먹었다기보다 야생의 늑대들이 먹었던 열매였을 것이다.

 

토마토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6세기 무렵, 아메리카를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이 토마토를 가져와 퍼뜨리면서부터... 토마토는 식용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도 한동안 기피 식품이었는데, 사람을 성적으로 흥분시키는 최음 성분이 들어있다는 소문 때문에 청교도들이 금기시했기 때문이다.

 

토마토가 독이 든 열매에서 최음제가 된 사연은 통역상의 오류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여행 중이던 한 프랑스인이 처음으로 토마토를 먹고 아주 맛있었다. 그래서 요리를 만들었던 이탈리아 주방장에게 어떤 음식이냐고 물었다.

 

요리를 만든 주방장이 프랑스어로 무어인의 사과(Pomme de Moors)’라고 대답했지만, 프랑스인이 이를 사랑의 사과(Pomme D’amore)’로 잘못 알아듣는 바람에 기피 식품이 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