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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스,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식들.

화별마 2023. 7. 30. 11:00
부모님 사진

키퍼스,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식들.

 
영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독립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이들을 향해 부모의 노후자금을 갉아먹는 자식들이라는 의미로 ‘키퍼스(KIPPERS)’라고 부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 부모는 단지 숙식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2003년 한 해에만 624만 명의 부모가 성인 자식에게 총 202억 4000유로의 용돈을 주었다는 것...
 
더욱이 무려 872만 명의 부모는 어른으로 성장한 자식의 미래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금까지 들어주었다고 밝혔다. 그런 부모 중 자신을 위한 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겨우 106만 명이었다고...
 
물론 자식의 입장에서는 부모와 사는 것이 여러모로 이로운데, 우선 각종 공과금이나 생활비가 들지 않고 요리와 빨래 그리고 청소까지 부모가 해준다. 거기에 더해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부모는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마치 집사나 가정부 혹은 부자 삼촌이 갑자기 동시에 생겨난 셈... 무엇보다도 자기가 번 월급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부모와 살면 신입사원 월급으로도 차량을 유지하고 명품 브랜드 옷도 구입하고 해외여행도 다닐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과 함께 사는 것이 그리 달갑지 않다. ‘키퍼스’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자식 뒷바라지에 모든 돈을 쏟아붓게 되면 노후를 위한 저축이나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 볼 때도 자식에게 이롭지 않은 것은 성인으로서 마땅히 짊어져야 할 의무를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와 자식의 아름다운 동거를 계속하려면 나름대로 원칙이 필요하다. 먼저 부모는 자식에게 인생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
 
휴대전화 요금이나 차량 유지비 그리고 보험료, 신용카드 결제 대금 등 자신이 소비한 것은 스스로 지불하도록 해야 한다. 돈 문제뿐만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도 거들게 해야 한다.
 
물론 어른으로 성장한 자식을 가르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부모가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생활비를 대줄 것인가? 자식 처지에서도 독립하기 전에 돈 관리와 집안일을 배워둔다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삶을 살 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