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나라, 무식한 소수가 유식한 다수를 지배했다.

 

중국 청나라, 무식한 소수가 유식한 다수를 지배했다.

 

중국 청나라는 30만 명의 만주족이 1억 5,000만 명의 한인을 지배한 정복국가로 출발했다. 또 중국 역사에서 가장 오랜 기간 평화와 번영을 구가한 나라...

 

이런 평화와 번영은 1670년대 1억 5,000만이었던 인구를 1850년대에는 4억 3,000만으로 증가시켰고, 몽골과 투르키스탄 그리고 티베트까지 정벌, 역대 왕조보다 광활한 영토를 구축했다.

 

아울러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다민족국가를 지금의 중국에 유산으로 물려준 영토와 민족 구성 등의 측면에서 현대 중국의 모양을 완성한 왕조가 바로 청나라...

 

그렇다면 청나라가 소수민족이 건립한 왕조로서 다수의 한인을 장기간 통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역사학자들은 명나라의 정치제도와 사회질서를 계승하고 만주족 고유의 전통과 제도를 보완한 뛰어난 절충의 능력이라고 주장한다.

 

사실 수렵 생활을 하던 만주족은 옛날부터 백두산과 흑룡강 사이에 터전을 잡고 선진 때는 숙신, 위진남북조 시기에는 물길, 수와 당나라 떼는 말갈, 송대 이후에는 여진이라 불렀다. 그리고 17세기에 이르러 스스로 만주족이라 불렀는데, 퉁구스족 계열로 우리와는 인종적 연관성이 많다.

 

광활한 중국을 대륙을 통치할 수 있던 수단은 팔기병... 청나라를 건국한 누르하치가 요동에서 명나라 세력을 축출할 수 있었던 결정적 무기가 바로 만주 팔기였다. ‘팔기’ 제도는 1601년 누르하치가 창설한 만주족의 독자적인 행정제도이면서 국민 개병제 성격의 군사제도...

 

누르하치는 휘하의 부족을 4개의 니루로 재편했는데, 300명으로 구성되는 니루는 여진 사회에서 전투나 수렵을 할 때 조직되는 전통적인 기본단위로 전시가 되면 니루의 구성원은 스스로 식량, 갑옷, 투구, 병기, 군마를 마련했다.

 

5개의 니루는 하나의 잘란으로 조직, 잘란 어전이 지휘하고, 5개의 잘란은 다시 하나의 구사로 조직되어 1명의 구사 어전이 통솔했다.

 

구사는 8가지 깃발 색깔에 따라 정황기, 정백기 등 8기로 조직되었는데, 구사 어전이 7,500명을 지휘했으므로 팔기는 6만의 병사로 조직되어 있었다. 만주 팔기에는 조선인 출신들도 참여했다는 것을 보면 팔기는 지금으로 치자면 다국적 군대인 셈...

 

1644년 당시 팔기 병은 16만 9,000명에 불과했는데, 이 가운데 만주 팔기 병의 수는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나머지는 몽고 팔기와 한인 팔기였다. 그런데 북방 출신인 만주 팔기와 몽고 팔기는 습도가 높은 남방의 아열대성 기후에 익숙하지 않아 자주 질병에 시달렸다.

 

또 말을 타고 활을 쏘는 기마병이었지만, 산과 물이 많은 중국 남방에 적응할 수 없었지만, 항복한 명나라 병사는 소총과 홍이포 등을 사용, 요새와 성을 공격하는데 능했다. 결국, 청나라는 한인으로 한인을 제압했다.

 

당시 만주족은 중국 인구의 0.03%에 불과했다. 무식하고 가난했던 소수의 만주족이 유식하고 부유한 다수의 한인을 정복하고 중원의 새로운 패자로 등장했던 것... 청나라가 명나라를 무너뜨린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는 명 정권의 부패와 통치력의 약화... 기근과 농민폭동 등으로 명조 스스로가 국가로서 존속할 요건을 상실했던 것...

 

둘째는 만주족이 초원의 산림지대가 아닌 중국에 종속되지 않았던 요동과 인접해 그들 고유의 전통과 특성을 유지하면서 중국식 생활양식과 정치제도를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누르하치가 자신의 부족을 일사불란하게 통치하기 위해 전 부족을 팔기로 조직, 강력한 군대를 보유했기 때문,,,

 

넷째는 팔기와 중앙행정기구의 조직에 중국의 관료제도와 사상을 받아들였고, 한인 관료와 지식인을 적극 수용,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다섯째는 팔기군이 강남 지역을 정벌할 때, 반청 세력에 대해 학살했지만, 북경에 진입했을 때는 민간인을 구휼, 한인들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이다. 싸움에서 승자를 결정짓는 것은 인구수나 경제력이 아닌 인간의 의지라는 사실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만주족은 삼국시대 때 고구려에 복속된 민족으로 말갈이라고 불렸고, 통일신라 시기에는 고구려 유민들과 함께 발해를 세우기도 했다, 우리의 역사에 발해를 포함시키고 있는 만큼 말갈족의 후신인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