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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노비제도,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화별마 2023. 11. 28. 11:41

노비 이미지

조선 시대 노비제도,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은?

 

전근대 시대에 존재했던 신분 계급문제는 어느 국가에나 있었고 조선도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조선의 노비제도는 다른 나라와 다른 문제점이 있었는데, 서양에도 노예제도는 있었지만 다른 민족을 대상으로 했다는 것...

 

즉 조선의 노비제도는 동족을 평생 노비로 삼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주변 나라들은 어땠을까중국은 이미 송나라 때 노비제도를 폐지했고 일본도 16세기 전국시대 때 노비제도를 폐지한다.

 

심지어 조선이 오랑캐라고 멸시하던 여진족도 전쟁에서 진 부족들을 데려다 노비로 삼았을 뿐 자신의 부족을 노비로 부리지는 않았다.

 

하지만 성리학의 문명국이라고 자부하던 조선이 동족을 평생 세습하며 노비로 부리는 제도를 1919세기말까지 유지했다는 점은 부끄러운 일이다.

 

또 인구대비 노비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점도 문제였는데, 인구의 30% 이상이 노비로 편제되었다.

 

이런 상황은 미국이 남북전쟁 발발 직전 연도에 노예 인구가 대략 10% 정도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높은 비율...

 

왜 조선에는 이렇게 노비가 많았을까? 조선의 노비제도는 어머니가 노비면 아버지가 양인이어도 그 자식이 노비가 되는 제도였기 때문이다.

 

조선의 양반들은 자신의 여노비들을 적극적으로 양인과 결혼시켰는데, 그 이유는 여노비들의 자식을 자신 소유의 노비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 반면 남 노비들의 결혼은 잘 허락해 주지 않은 것은 노비 수 증가에 별 도움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노비제도의 근본적 문제점은 무엇일까? 인간의 존엄성인 자유를 박탈했다는 점이다. 사실 자유가 없는 인간은 불행하며 창의력도 없고 생산성도 저조하다.

 

누군가는 조선 시대의 노비는 서양의 노예와는 달리 일정 부분 재산을 가질 수 있고 주인집 밖 가까운 곳에서 따로 살았다고 말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했다는 점에는 별 차이가 없다.

 

조선 인구의 30% 국민이 노비라는 멍에를 메고 자유를 박탈당한 삶을 산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자유를 증진하지 않는 국가는 어김없이 침체했고 국력이 쇠락할 수밖에 없다.

 

물론 노비의 문제가 비도덕성에만 있는 것이 아닌 국가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쳤는데,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노예 노동이 공짜가 아니며 사실은 모든 노동 가운데 가장 비싼 것이라고 말한다.

 

노예에게 임금을 주지 않고 일을 시키면 외관상 그들의 생활비만 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따져보면 가장 비싸다고 했다.

 

왜냐하면, 아무런 재산도 획득할 수 없는 사람은 가능한 한 많이 먹고 가능한 한 적게 노동하는 것 외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따라서 노예제도는 인권의 문제 이전에 경제의 생산력에서도 매우 비효율적인 제도라는 의미다.

 

조선은 건국 초부터 인구의 30% 이상이 노비로 편제되었는데, 이로 인해 생산력에서 큰 손실을 입어 국력을 갉아먹는 원인이 된다.

 

만약 이들을 양인으로 신분 해방을 해주었다면 왕성한 창의력과 사유재산 형성에 대한 욕구로 조선의 생산력은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