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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전쟁, 영국이 이겼지만 진 전쟁이라는 이유?

화별마 2023. 11. 27. 11:27

아편전쟁 이미지

아편전쟁, 영국이 이겼지만 진 전쟁이라는 이유?

 

영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발전해 가는 시기에 영국에 도덕적 결함을 안겨주는 상징적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것은 바로 아편전쟁... 물론 영국이 처음부터 전쟁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은 그렇게 흘러갔다.

 

당시 중국의 최대 수출품은 차였고, 영국의 주요 수출품은 모직물과 면직물... 영국 사람들은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양의 차를 수입했지만, 중국인들은 영국의 모직과 면직이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

 

영국 가구당 평균 지출액의 5%가 중국산 찻값으로 나간 것을 보면 무역적자가 얼마나 크게 발생했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중국에 대한 수출 초과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자 영국은 마침내 차 수입을 결제할 은이 부족하게 된다이런 상황이 되자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영국의 동인도 회사는 밀무역으로 중국에 아편을 수출한다.

 

육체노동을 하던 중국의 하층민들 사이에 아편은 인기를 끌었고, ‘아편에 중독된 아시아 남자라는 뜻의 동아병부(東亞病夫)라는 말이 생겨난다.

 

1839, 아편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키자 청나라 황제 도광제는 임칙서를 광저우에 파견, 아편을 몰수해서 불태우고 영국의 아편 상인들을 홍콩으로 내쫓는다.

 

이 일을 계기로 영국과 청나라 사이에 전쟁의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는데, 영국과 청나라 간의 무역 불균형으로 말미암아 시작된 아편전쟁은 상당히 문제가 있는 전쟁이었다.

 

가정마다 의약품 대용으로 양귀비를 조금씩 재배하고 있었고 아편의 중독성에 대한 규제가 오늘날처럼 있지는 않았지만, 19세기 초반 이미 영국에서는 아편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19세기 영국인들의 도덕성이 높았다면 아편전쟁이 무슨 말도 안 되는 전쟁이라며 반문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당시 영국인들 사이에서도 격렬한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고 아편 무역을 금지한 중국과 전쟁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영국 의회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영국은 무기와 군사력의 압도적인 차이로 전쟁 개전 시 쉽게 이긴다고 예상하였지만, 영국에서도 금지하고 있는 아편 무역을 위해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에 대한 도덕적 논란이 불거진 것...

 

토론자로 나선 글래드스턴 의원은 기원과 원인을 놓고 볼 때 이것만큼 부정한 전쟁, 이것만큼 영국을 불명예로 빠뜨리게 될 전쟁을 나는 이제껏 보지 못했다며 반대한다.

 

하지만, 그 뿐... 영국 자본가들의 이익과 무역수지를 맞추기 위한 경제적 이유로 의회에서 전쟁 포고가 271262로 근소한 차이로 마침내 승인된다.

 

영국은 청나라를 압도하는 막강한 군사력으로 전쟁에서는 이겼지만, 영국의 도덕성에 부정할 수 없는 치명적 오점을 역사에 남긴 진 전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