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음식 잡학

빵의 역사, 색깔과 종류가 달랐던 차별과의 계급투쟁.

화별마 2023. 7. 6. 06:31

빵 사진

빵의 역사, 색깔과 종류가 달랐던 차별과의 계급투쟁.

 

빵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 중 하나로, 최초의 빵은 곡식과 물을 사용, 밀가루 반죽을 만든 후 요리하다가 점점 발전했을 것으로 추측하는데, 연구에 의하면 서기전 3,000년경 바빌로니아인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도 하고, 효모를 넣은 희고 부드러운 빵을 서기전 2,000년경에 이집트인이 만들었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말, 비밀리에 입국한 선교사들에 의해 알려졌는데, 선교사들이 숯불을 피워 구운 것이 마치 소의 고환인 우랑을 닮았다고 해서 우랑 떡이라고 불렀다고...

 

우리나라에서 빵이 정식으로 등장한 것은 1884... 한러통상조약체결 이후 러시아 웨베르 공사의 처제인 손택(孫澤)이 공관 앞에 정동구락부를 오픈하고 부터... 당시는 중국식 호칭이었던 면포(麵包)라고 불렀다.

 

사실 오랜 세월이 흐른 빵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였다. 왜냐하면, 신분에 따라 빵의 색깔과 종류를 구분해서 먹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농부들은 딱딱한 검은 빵만 먹을 수 있었고, 흰색의 부드러운 빵은 귀족과 시민 계층만 먹을 수 있었다.

 

로마의 카이사르 시절에는 죄수들에게 검은 빵이 제공되었는데, 검은 빵은 톱밥이나 진흙, 도토리, 나무껍질 등을 몰래 집어넣어도 잘 표시가 나지 않았고 심지어 독을 집어넣기도 쉬웠다. 따라서 검은 빵은 귀족들이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

 

프랑스 농부들도 이탈리아 농부처럼 거칠고 딱딱한 검은 빵을 먹었다. 얼마나 딱딱했는지 빵을 자를 때 도끼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당시 귀족들의 생각은, 농부들은 돼지보다 조금 더 진화한 열등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딱딱한 빵을 먹어야 더욱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었고, 신이 부드럽고 흰 빵을 만든 것은, 귀족들의 고상하고 연약한 소화 기능을 위해서라는 귀족들만의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원인 중 하나는 빵 평등권이었다. 빵 평등권은 빵의 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오직 한 종류의 빵만을 만들어 팔아야 한다는 선언...

 

더이상 부자를 위해 고운 밀가루로 흰 빵을 만들어서도 안 되고 가난한 사람들이 먹을 수밖에 없는 거친 호밀로 검은 빵을 만들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때 빵의 길이는 80cm, 무게는 250g으로 제한을 했는데, 이 조항 때문에 만들어진 빵이 바로 바게트다.

 

프랑스혁명 때,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외친 것은 사실은 단순히 먹을 것을 달라는 말이기보다 먹을 수 있는 빵을 달라고 외쳤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