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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우리 말 속의 잠의 종류를 얼마나 아시는지?

화별마 2023. 7. 8. 08:11

잠자는 아기 이미지

, 우리말 속의 잠의 종류를 얼마나 아시는지?

 

예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 동아일보에서 편집 기자를 하다가 학교 홍보위원으로 활동을 하던 글 쓰는 재능이 뛰어난 지인이 있었는데, 너무 글재주가 아까워서 내가 출판부 부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나는 휴머니스트다라는 지인의 인생 별곡을 출간할 것을 제안, 세상 밖으로 나온 적이 있다.

 

언젠가 그 지인의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그가 올려놓은 이런저런 글 중, 잠에 대해 쓴 글을 읽었다. 나는 그의 글을 통해 잠의 종류가 그리 많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꼈다.

 

사실 가장 지독한 고문이 잠을 재우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일상생활에서 인간에게 잠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그런 잠의 종류가 우리말 속에 몇 가지나 있는지 아시는지?

 

먼저 자는 모습으로 구분을 하면 앉은 채로 자는 잠을 말뚝잠, 옷을 입고 채로 아무 데서나 자는 것은 등걸잠, 몸을 모로 세워 자면 갈치잠, 구부려 자면 새우잠, 팔다리를 오그리고 자면 개잠이라고 한다.

 

자는 장소에 따라서는 일하다 말고 멍석에 쓰러져 자는 멍석잠, 남의 발치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는 발치잠, 방 바깥에서 자는 한뎃잠이라고 부른다.

 

그런가 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기였던 짧은 시간에 달게 자는 단잠, 누가 업어 가도 모르는 잠은 귀잠, (이 잠은 보쌈하기에 딱이다.) 자다 말다 하는 것은 선잠이고,

 

긴장해서 자주 깨는 것은 노루잠 또는 토끼잠, 잔다고 누웠는데 도무지 잔 것 같지 않은 잠은 헛잠, 눈만 감고 있는 겉잠, 설핏 든 풋잠, 자지도 않으면서 자는 체하는 잠은 꾀잠, 잠 중에서 가장 몹쓸 잠은 병 때문에 정신 못 차리고 자는 잠으로 바로 이승잠,

 

그렇다면 신혼부부가 허니문 여행 첫날밤에 수줍게 몸을 섞고 자는 잠을 무슨 잠이라고 부르는지 아시는 분? 너무 좋아서 소리 없이 입이 연신 벌어지는 모습이, 꽃이 웃는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꽃잠이라고 한단다.

 

꽃잠 다음으로 행복한 잠은 무엇일까? 갓난아이가 두 팔을 머리 위로 벌려 활개치 듯 자는 모습의 나비잠, 아름다운 잠에 빠트리면 안 되는 잠이 하나 더 있는데 부부가 사랑을 나눈 후 자는 사랑 잠이다.

 

소리 내어 잠의 종류를 읽다 보니 이렇게 찰지고 꼬순내 나는 우리말이 새삼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아끼고 잘 보존해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