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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심리, 마음 아픈 것이 비정상일까?

화별마 2023. 10. 22. 10:57

자살 심리 이미지

자살 심리, 마음 아픈 것이 비정상일까?

 

우리나라 사람 4명 가운데 1명은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을 자살로 잃고 있어 이제 자살 사별은 누구에게도 무관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사회적 인식은, 자살이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에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과 손실을 끼치는 심각한 공중보건 문제지만, 개인의 선택으로 본다.

 

사실 어떤 사람의 죽음은 심적으로 굉장한 고통을 안기는데, 만약 갑자기 직장 동료를 잃는다면 하루에 8시간, 어찌 보면 가족보다 더 오래 같이 시간을 보낸 사람이 사라진 것이다.

 

더군다나 가깝게 지내고 생활을 공유한 관계라면 그 자체가 큰 스트레스이며 갑작스러운 죽음을 받아들이려면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기억을 지워야 하기에 노환으로 인한 사별과는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세계보건기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여러 국제기구는 자살을 공중보건과 사회적 통합 문제로 보는데, 자살률이 정신건강의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1980년대 후반부터 정신건강 악화가 경제에 실질적 악영향을 미치고 국가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연구들이 등장했고 선진국과 국제기구들은 자살률을 낮출 수 있는 정책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인생은 살 만한 것이라는 심리적 만족감이 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이지만,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심리적 안정을 느끼는 사람이 줄거나 많이 줄었다는 의미...

 

자살의 심리적 과정을 들여다본 연구에 의하면 자살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적 특성으로 우울과 불안 이외에도 심리적 또는 신체적 통증의 고통과 충동성을 꼽는다.

 

또 기질적으로 충동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살을 포함한 위해 행동을 할 가능성이 크고, 기질적이 아니더라도 술과 마약 등 충동성을 높이는 약물의 남용은 자살로 인한 사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리나라 자살 사망 사건의 상당수는 술을 마시는 중에 일어난다고...

 

그런가 하면 마음이나 신체 모두 만성적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무망감과 함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서 자해 억제력이 없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만성 통증이나 정신적 고통을 줄여주는 정책이 자살 예방에 중요한 하나의 방법임을 시사해 준다.

 

핀란드의 경우 자살률이 수직으로 상승했다가 자살 예방에 성공해서 자살률이 떨어진 케이스... 이 나라의 사례를 보면 이른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접근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우리나라는 우울이나 불안 등에 대해 전문적인 심리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상황으로 세계보건기구는 전체 보건 예산 중 정신건강 분야에 5% 이상 투자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1.6% 수준...

 

누군가 마음 아픈 것이 비정상일까? 사람이라면 심리적 고충이 있기 마련이고 힘든 일이 있으면 마음 아픈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도 경미한 정신건강 문제를 어디 가서 이야기하고, 좀 더 빨리 회복할 대응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제공한다면 자살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