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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성록, 왕의 일기에서 시작된 국정 기록.

화별마 2023. 10. 22. 12:00

일성록 사진

일성록, 왕의 일기에서 시작된 국정 기록.

 

정조는 증자가 말한 매일 세 번 나를 반성한다는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五身)’에 감명을 받아 어려서부터 일기를 썼다.

 

이렇게 일성록(日省錄)’은 정조가 세손 시절부터 쓴 존현각일기(尊賢閣日記)가 시작이었다이런 사실은 정조가 ’일성록‘ 편찬을 명하면서 증자의 글귀를 인용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1785년 정조는 자신이 태어난 후부터 ’존현각일기‘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즉위한 후의 행적을 기록한 ’승정원일기‘ 등의 자료를 토대로 중요 사항을 강()과 목()으로 나누어 왕의 일기를 편찬할 것을 지시한다.

 

이 편찬 작업은 규장각 신하들이 실무를 맡았고, 1760년 정조가 세손으로 있을 때부터의 기록을 정리한다.

 

책의 제목은 증자의 말에서 따온 일성록으로 정해졌으며 조선이 멸망하는 1910년까지 151년간 편찬 작업이 지속되었다.

 

일성록은 왕 주변에서 매일 일어난 일들을 요점 정리하는 식으로 간추린 책...

 

신하들이 올린 상소문을 비롯해서 왕의 동정과 임금이 백성이나 신하에게 내리는 윤음(綸音), 암행어사의 지방 실정 보고서, 가뭄과 홍수 구호 대책, 죄수 심리, 정부에서 편찬한 서적, 왕의 행차 시 처리한 민원 등이 월, 일별로 기록되어 있다.

 

또 주요 현안은 요점을 정리해 놓았고 기사마다 표제를 붙여 열람하기 편리하도록 조치했다.

 

일성록의 첫 부분은 날씨로 시작하는데, ‘승정원일기와 함께 조선 시대 기상 상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일성록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용어는 나를 지칭하는 ()’... 1인칭 한자인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서 왕을 지칭하는 과 대비되어 왕 스스로 쓴 일기임을 증명해 준다..

 

일성록에는 위민정치를 실천한 정조의 모습도 잘 나타나 있는데, 1,300여 건 이상 꽹과리를 두드려 억울함을 호소한 격쟁이 실려 있다.

 

그런가 하면 정조는 행차 때마다 백성들의 민원을 듣고 그 해결책을 신하들에게 지시했는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는 없는 내용도 다수 실려 있고 기록된 수치들은 매우 구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