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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 왜 머리카락보다 더 곱슬할까?

화별마 2023. 12. 31. 11:20

털 이미지

음모, 왜 머리카락보다 더 곱슬할까?

 

20236월 피부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더머탈러지왜 음모가 머리카락보다 더 곱슬거릴까라는 주제의 논문 한 편이 실렸다이 국제학술지의 표지 디자인에도 등장한 이 논문은 우리나라 서강대 화학과 신관우 교수팀이 쓴 논문...


2016년 신 교수는 머리카락의 단백질 구조를 연구한 논문을 처음 발표했는데, 그 연구를 통해 머리카락이 강한 산에 녹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로 몸에 있는 털을 습관적으로 먹는 발모광 환자의 경우 머리카락 뭉치가 녹지 않고 위장에 쌓여 수술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털을 감싸고 있는 큐티클이 산에 강하기 때문이라는 것...

 

신 교수는 이런 큐티클의 특성을 이용하면 산성 용액에 내성을 갖는 코팅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겠다 싶어 새로운 연구 주제로 떠올렸다.

 

사실 음모가 다른 털보다 곱슬거리는 이유는 성관계 시 마찰을 줄이는 쿠션 역할을 하기 위해 그렇다는 주장도 있고, 성기 주변에서 분비되는 페로몬을 확산시키기 위해 곱슬한 털로 진화했다는 설도 있다.

 

또 인간이 고릴라와 같은 조상으로부터 갈라져 나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곱슬한 음모라는 가설도 있는데, 고릴라와 침팬지의 털을 비교하면 고릴라의 털이 침팬지의 털보다 거칠고 곱슬거려 인간의 음모와 비슷하다고...

 

그런가 하면 침팬지의 털은 인간의 머리털과 유사한데, 털의 측면에서 보면 고릴라에서 더 진화한 것이 침팬지이고 침팬지에서 털이 사라지는 쪽으로 진화한 것이 인간이라는 것...

 

실제로 인간의 음모와 머리카락에 사는 해충 중 음모에서 기생하는 기생충 ‘사면발이’는 고릴라에게만 있고 머리카락에 있는 는 침팬지에게만 있다.

 

따라서 DNA의 유사성만으로 보자면 인간은 침팬지와 더 유사하지만, 음모의 형태와 기생하는 ‘사면발이’를 보면 고릴라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추측한다.

 

그리고 털을 감싸고 있는 큐티클은 털을 이루는 단백질인 케라틴을 만드는 케라티노사이트 세포가 굳어 만들어진 것으로 털이 새롭게 나는 쪽을 계속 덮으며 자라나는데, 대나무의 죽순과 비슷한 형태...

 

연구 결과, 음모는 이런 큐티클이 머리카락보다 훨씬 많고 두꺼웠는데, 음모의 경우 더 많은 큐티클이 겹겹이 쌓일수록 특정한 부분이 더 두꺼워져 원보다는 타원에 가까운 모양을 띤다고...

 

따라서 한쪽의 큐티클이 더 두껍고 반대쪽 큐티클이 얇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모발이 휘어 보여 더 곱슬거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