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넌, 왜 총에 맞아 죽었을까?

존 레넌, 왜 총에 맞아 죽었을까?

 

1969년 존 레넌은 TV 방송에 출연해서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낭독한 후 1965년 영국 왕실에서 받은 M.B.E(Master of The British Empire) 훈장을 버킹검궁전에 돌려보낸다.

 

‘여왕 폐하, 영국이 나이지리아-비아프라 내전에 개입한 것을 반대하고, 미국이 벌인 베트남전에 대한 영국의 지지 표명에도 반대하고, 내 노래 ‘Cold Turkey’가 음악차트에서 순위가 내려간 것을 반대하는 의미로 이 훈장을 돌려드립니다.’

 

또 1969년 5월 26일, 소울메이트였던 오노 요코와의 신혼여행 중에도 존 레넌은 자신의 대중적 인기를 이용,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는 정치적 입장을 밝힌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묵고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 퀸엘리자베스 호텔 스위트룸 1742호실에서 침대 시위를 하며 베트남전쟁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발표한다.

 

당시 현장을 지켜본 많은 기자들은 존 레넌과 오노 요코가 잠옷을 입고 침대에서 ‘전쟁이 아니라 사랑이 필요하다. 전쟁터가 아니라 침대로 가라’고 전한 반전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1970년 폴 매카트니의 탈퇴로 비틀즈가 해체된 후 존 레넌은 솔로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한다. 이는 급진적인 사상의 소유자였던 오노 요코와의 교류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그 이후에도 존 레넌과 오노 요코는 반전운동과 인권운동 그리고 정치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들의 사회주의 신념을 실천한다.

 

이렇게 많은 대중음악가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진보적인 음악과 행동 양식을 사용하곤 하는데, 존 레넌도 마찬가지... 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자신의 대중적 인기와 이미지를 최대한 이용했다.

 

그러나 음악 활동을 통해 정치적 신념을 드러내고 투쟁의 현장과 연대하던 존 레넌은1980년 12월 8일 저녁, 팬이었던 마크 채프먼의 총을 맞고 출혈 과다로 마흔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이 사건은 FBI에 의해 발생한 암살이라는 음모론이 떠돌 정도로 그가 보수 집단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존재였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그가 죽은 이후 많은 언론과 방송에서 그의 음악을 매일 들려주고 있지만, 어느 언론과 방송도 그가 음악을 통해서 하고자 했던 것을 말하지 않는다.

 

이는 미국의 언론과 교육계에서 헬렌 켈러의 장애를 이겨낸 감동적인 과정은 크게 전하면서도 그녀가 후에 사회주의자로 변신, 자본과 권력에 맞서 싸웠다는 사실을 다루지 않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