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사전/역사 잡학

사대주의, 우리 역사 속 사대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화별마 2023. 7. 1. 08:36

사대주의 이미지

 

사대주의, 우리 역사 속 사대주의의 진정한 의미는?

 

동북아시아의 고대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주변의 힘이 약한 소국들을 자신이 가진 힘으로 억누르고 정복해 가는 역사가 마치 무협지와 흡사하다. 거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가끔 등장하는 미인계(美人計)까지도 닮아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의 이성이 함께 발달하게 되는 것은 '힘의 논리'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아닐까?

 

과거 우리 조상들의 국제 역학관계를 보더라도 당시의 세계관은 중국을 '천하'라 부르면서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평화적 공존을 찾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중국을 상대로 했던 외교적 관행을 사대(事大)라 부르고 다른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는 교린(交隣)이라 규정하면서, '사대주의'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는데, 이를 통해 중국은 책봉이라는 절차로 정권을 인정했고 조공(朝貢)과 사여(賜與)라는 형식으로 국제무역이 이루어졌다,

 

당시에는 중국이 문화적 선진국이었기 때문에 문화 수입 역시 이 외교 절차에 의존했으므로 그런 측면을 모조리 무시한 채, 그것을 단지 굴종과 지배로만 생각하는 단순한 생각이 진짜 '사대주의적 사고'가 아닌가 생각할 때가 있다.

 

원래 사대(事大)의 의미는 큰 것을 섬긴다는 뜻이지만, 다른 의미로는 대외의존적인 성향을 지칭하는 단어로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사대주의는 역사적으로 조선 시대 말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속에서 자기 정체성(自己正體性)을 찾으려는 몸부림의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 과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세계질서에서 대중국과의 외교 관계에서 나타나는 한국인의 한 특성을 뜻하는 개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민족의 힘이 강성해서, 힘에 국가의 흥망을 맡겼다면 벌써 사라진 북방의 민족 같은 운명이었을지 모른다. 유라시아 대륙에 걸쳐 대제국을 건설한 원의 몽골족이나, 청을 세운 여진족은 지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사대주의의 의미를 한쪽으로만 해석하는 우를 법하지 않았으면 하는 주말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