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로맨스고 타인은 스캔들이라 생각할까?
누구나 길을 걸어가다가 사람 많은 곳에서 삐져나온 돌에 걸려 넘어졌다면 우선 창피해서 빨리 일어나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는 ‘재수가 없으려니까, 이 무슨 개망신이야.’하고 투덜대며 그날의 나쁜 일진을 탓을 하던가 ‘누가 길을 이따위로 만들었어’하며 애꿎은 길을 향해 한바탕 욕을 해댈지도 모른다.
자신이 조심하지 않아서 넘어졌다든지 자기의 덜렁거리는 성격이기 때문에, 넘어졌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로 길을 지나가다가 다른 사람이 넘어지는 것을 보면 우선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고생 좀 하겠고 속으로는 ‘칠칠치 못한 사람이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이 운이 나빴다든지 길이 엉망이라서 넘어졌다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는 똑같은 상황을 두고 자신이 넘어졌을 때와 남이 넘어졌을 때 그 원인을 해석하는 방법이 확연하게 다르다.
흔히 우리는 원하던 일이 잘되면 자기가 잘나고 똑똑해서 그렇고 만사가 원하는 대로 안 풀릴 때는 조상을 잘못 둔 탓으로 돌린다.
또 자신이 승진하면 자기의 능력이 엄청 대단해서이고 다른 사람이 승진하면 줄을 잘 섰거나 아부를 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내가 하는 사랑놀음은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이 하는 사랑놀음은 스캔들이라고 흉을 본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의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알고 싶어 하기 때문...
이런 경우를 사회 심리학에서는 ‘행위자-관찰자 효과’라고 부르는데,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자기가 행위자일 경우에는 그 원인을 운이나 주위 상황 탓으로 돌리지만, 자신이 관찰자인 경우에는 그 일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그 사람의 성격이나 능력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착각의 결과, 자기가 불륜에 빠지면 그것은 로맨스가 되고 다른 사람이 하면 스캔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가 불륜에 빠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고 다른 사람이 불륜에 빠진 것은 그 사람은 늘 여자를 좋아하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생각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학 착각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특별한 현상이 아니며 지극히 정상적인 우리들 모두에게 일어나는 아주 지극히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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