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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물정의 사회학, 좋은 삶과 착한 삶은 별개다.

화별마 2023. 10. 13. 08:23

세상 물정의 사회학 표지

세상 물정의 사회학, 좋은 삶과 착한 삶은 별개다.

 

오래전 아주대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가 쓴 세상 물정의 사회학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냉혹한 리얼리티와 마주한 세속을 살아가는 월급쟁이 사회학자가 사회학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일상의 문제를 고민한 책...

 

그 책에서 저자는 좋은 삶이란 그 삶 주인의 오래된 습관에서 비롯되기는 하지만, 좋은 삶과 착한 삶은 전혀 별개라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착한 바보는 다른 사람을 공격하지도 않고, 모독하지도 않는 소박한 방어의 삶을 사는 것이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며...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생각하는 만큼 만만하지 않아서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칭찬하기는 하지만, 착한 바보에게 좋은 삶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교활해서는 안 되지만, 영리할 필요가 있으며 영리하기 위해서는 세상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아야만 좋은 삶을 지키기 위한 방어기술과 좋은 삶을 훼방 놓는 악한 의지의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는 공격 방법을 터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좋은 삶은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모두 요구하고 좋은 삶은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아주 능숙하게 사용해서 세상과 교류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들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땅에서 인간이 만들어낸 종교만 해도 그렇다. 자신의 편의에 따라 죄를 지으면서 안식을 바라는 얄팍한 인간이 만들어 낸 종교는 이미 자본주의와 결탁해서 돈이 종교가 되어버렸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아름다운 만큼 추악하고, 사람 또한 선한 만큼 악하기도 해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도 있는가 하면 짐승만도 못한 인간도 있다.

 

이러한 세속의 양면성 때문에 좋은 삶에 대한 기대는 약간의 쓰라린 세상 현실을 인식하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

 

우리는 항상 젊을 수 없으며 영원히 살 수도 없다. 또 나이를 드는 것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리고 매우 짧은 시간만 젊음을 누릴 수 있도록 허락받았기에 삶에서 젊지 않은 시절이 더 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짧은 젊음을 유예하려는 애달픈 시도보다 원숙한 노년에 대한 준비가 더 현명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