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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나무, 아테네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화별마 2023. 12. 1. 10:10

올리브 나무 사진

올리브 나무, 아테네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아테네와 올리브 나무에 대한 재미있는 신화가 있는데, 옛날의 아테네는 지금과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최초의 건설자가 케크롭스였기 때문에 케크로피아라고 불렸던 이 도시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서로 자신이 지배하겠다며 제우스에게 간청한다.

 

이에 대해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열두 신을 소집해서 회의를 열었고 회의 결과, 인간들에게 필요한 것을 줄 수 있는 신이 케크로피아의 수호신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린다.

 

그러자 포세이돈은 바로 삼지창을 휘둘러 큰 바위를 부순 다음 아름다운 말과 샘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말하기를 사람들이 말을 타고 나가 적을 무찌를 수도 있고, 무거운 물건도 나를 수 있으며 또 쟁기를 매달아 밭을 갈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아테나는 창으로 땅을 내리쳐서 한 그루의 나무가 솟아나게 했는데,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나 가지를 넓게 뻗으며 많은 푸른색 열매를 맺었다.

 

아테네는 올리브 나무가 한낮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도시를 아름답게 꾸며 줄 것이며 무엇보다 이 열매에서 나는 기름은 사람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말이나 올리브 모두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지만, 말은 투쟁을 상징하는 반면 올리브 나무는 평화와 풍요를 상징하므로 케크로피아 사람들은 고민 끝에 올리브를 선택했고 이후 이 도시는 여신의 이름을 따서 아테네라 불리게 되었다고...

 

올리브 나무는 평균 1,000년 이상 살면서 지상에서 가장 좋은 기름을 제공하는데, 올리브 열매의 첫 기름은 왕의 기름 부음과 사제 서품에 사용된다.

 

이처럼 올리브 기름은 거룩한 기름으로 성경에서 말하는 감람나무가 바로 올리브 나무다.

 

올리브 나무는 튼실한 뿌리 덕분에 옥토에서 자라는 나무조차 가뭄으로 죽을 때에도 바위투성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1,000년 이상 계속해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도 뿌리 때문인데, 올리브 나무는 특이하게 밑동에서 계속 새 가지가 돋아나 열매를 맺는다.

 

갈릴리에 있는 올리브 나무는 알렉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정복 전쟁에 나섰던 기원전 331년부터 생존해서 수령이 2,300년이 넘었고 예루살렘 겟세마네 동산의 감람나무들도 거의 수령이 1,000년 이상 되었다고...

 

이렇게 올리브 나무가 오랜 수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독특한 면역 체계 때문으로 메뚜기 떼가 나무를 갉아먹으면 독특한 화학 성분을 합성해서 냄새를 분비한다고...

 

그리고 이것이 바람에 날려 가까운 곳의 나무에게로 옮겨지면서 근처의 올리브 나무들도 함께 화학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먼저 공격당한 나무는 죽지만 근처의 나무들은 살아남는다고 한다.

 

올리브 나무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개인이나 국가도 뿌리가 튼튼해야 하고, 공동체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는 섭리다.

 

또 올리브유는 요구르트와 양배추와 함께 서양의 3대 장수식품 중 하나... 지중해 연안의 그리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요리를 지중해 식단이라 하는데, 이들 지역 사람들은 가장 낮은 심장 질환 발생률을 보인다.

 

그들이 애용하는 올리브유가 혈관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 주기 때문인데, 특히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을 낮춰 준다고...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것이 예전부터 알려져 이미 기원전 4000년경에 동지중해 지역에 올리브 나무가 경작되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사막성 기후인 가나안 땅에도 생명력이 강인한 올리브 나무들이 많이 자랐는데, 밀 재배가 불가능했던 가나안 사람들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올리브유와 말린 생선을 갖고 해상 교역을 했을 만큼 올리브유는 아주 귀한 상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