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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서 조조할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화별마 2023. 10. 6. 08:10

조조할인 이미지

영화관에서 조조할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가장 잘 붙인 가격표는, 손님이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기꺼이 지불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가격을 붙였을 때다.

 

예를 들어 가방을 판다고 했을 때 이 가방은 10만 원 정도면 사겠는데, 얼마나 할까?’라는 생각을 하는 손님에게는 10만 원을 불러야 한다만약 11만 원을 부르면 자신이 생각했던 가격보다 비싸서 안 사게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가방이라도 이건 한 30만 원 정도 되어 보이는데, 그보다 비싸지만 않으면 사겠다고 생각하는 손님에게는 30만 원을 불러야 한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다.

 

파는 사람 입방에서 어떤 물건에 대해 30만 원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손님에게 10만 원만 받고 물건을 파는 것만큼 마음 아픈 일은 없다.

 

그 고객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 자리에서 20만 원을 손해 본 셈이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10만 원 정도면 구입하겠다고 마음먹은 고객에게 괜히 욕심을 부려 30만 원을 부르면 그 물건을 판매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익만 남는다면, 비싸더라도 사겠다는 손님에게는 비싸게, 싸면 사겠다는 손님에게는 싸게 파는 손님 맞춤형 가격을 제시해서 최대한의 이익을 낼 수 있다면 상인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이 가격보다 더 비싸면 사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가격의 마지노선은 각각 다르기에 결국, 상인은 똑같은 물건이라도 손님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팔아야 한다.

 

실제로 똑같은 물건을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이른바 가격 차별전략을 구사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영화관의 조조할인이다.

 

어디든 제값 주고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가 있게 마련이다워낙 알뜰해서 일단 깎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스스로 생각했을 때 제값이 부풀려져 있다고 판단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화를 즐기는 소비자 중에도 티켓 가격이 싸면 영화를 보겠는데, 1만 원을 다 내고는 안 보겠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영화관의 입장에서는 기왕에 차려 놓은 영화관 시설에서 상영하는 영화니 좌석에 여유가 있다면 단돈 1,000원이라도 받고 영화를 보여 주는 것이 이익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1,000원에 영화를 보여 주기 시작하면 어느 누구도 1만 원을 내고 티켓을 사지 않아 가격 구조가 무너진다.

 

그렇다면 1만 원을 낼 용의가 있는 사람에게는 1만 원에 티켓을 팔고, 5,000원이 아니면 안 보겠다는 고객에게는 5,000원에 팔면서도, 1만 원을 내고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조조할인이다.

 

이는 특정한 시간대만 할인해 줌으로써 고생을 감수하더라도, 싼값을 선호하는 알뜰한 계층과 내가 편한 시간대에 보겠다는 계층 모두에게 티켓을 팔 수 있다.


백화점에서 가끔 세일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이런 가격 차별의 원리를 적용한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비싼 가격이라도 사겠다는 손님에게는 비싸게 팔고, 싸게 팔아야 사겠다는 손님에게는 싸게 파는 것이다.

 

다만 이런 가격 경쟁과 이런 가격 차별 정책을 시행할 때 제일 중요한 점은 두 부류의 손님이 섞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A 백화점에서는 세일 하는 옷을 B 백화점에서는 정상 가격에 판다면 그 정책은 실패한다.

 

가격 차별에 성공하려면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입는 고객을 시간적으로 분리하거나, 공간적으로 불리하거나, 신분이나 연령으로 하거나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