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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 영화, 예술과 외설의 경계 문화.

화별마 2023. 7. 11. 15:37

에로티시즘

에로티시즘 영화, 예술과 외설의 경계 문화.

 

에로티시즘 영화는 고상한 것과는 거리가 먼 영화 장르로, 누구나 호기심을 갖고는 있지만, 함부로 입에 올리기 쉽지 않은 세계를 스크린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하지만 오시마 나기사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같은 거장들이 비도덕적이고 음란한 에로티시즘 영화를 만들어 평단의 격찬을 받은 것처럼 이런 영화에도 가끔 대단한 작품들이 나타나곤 한다.

 

이렇게 에로티시즘 영화에도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함의가 충분히 숨어있고, 에로티시즘 영화에도 걸작은 있는 법...

 

영화에 처음 전신 누드가 등장한 것은 1915, 미국 출신의 오드리 먼슨이라는 여배우가 출연한 영감이라는 영화... 여성의 성 상품화는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지만 본격적인 성인영화의 탄생은 한참 후의 일이다.

 

미국에 등장한 최초의 하드코어 포르노 영화는 목구멍 깊숙이’... 극장에서 상영된 이 영화는 1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올렸고 성인용 에로영화가 돈벌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최초의 사례다.

 

물론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당시 뉴욕의 한 극장주가 음란물을 유통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지만, 성적 환상이라는 금기시되고 억압된 욕구는 어디론가 분출되기를 원하기 마련, 이것을 권력의 힘으로 막을 수는 없었다.

 

또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에로티시즘 영화는 엠마누엘시리즈... 실비아 크리스텔이라는 여배우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준 이 영화는 당시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당시 미국의 흥행작이었던 엑소시스트가 이 영화의 인기에 눌려 맥을 추지 못했다.

 

엠마누엘이라는 영화는 여성의 정절과 사회적인 관습 그리고 도덕에 대한 저항, 이국적 에로티시즘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흥미와 관심을 가질 만한 모든 소재들을 담고 있다.

 

아울러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정숙한 엠마누엘은 비행기에서 낯선 사람과의 섹스를 상상하기도 하고, 수영장에서 알몸을 드러내고 레즈비언과 가까이 지내기도 한다.

 

이 영화는 첫 편의 흥행 성공으로 시리즈물로 계속 이어졌고, 에로티시즘 영화 시리즈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이 영화 시리즈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은 아니었다. 그래도 에로티시즘 영화가 갖는 엔터테인먼트의 속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영화...

 

한편 통금 해제와 교복 자율화 그리고 심야 영화가 허락되었던 1982년은 우리나라 에로티시즘 영화의 원년... 이때 제작된 불후의 명작 에로티시즘 영화는 '애마부인이었다.

 

이전의 에로티시즘 영화들이 성을 수단으로 제작되었다면, 원숙하게 시도된 관능의 표현을 표방한 '애마부인'은 성을 '목적'으로 삼았는데, 이 영화 '애마부인'3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하자 많은 에로티시즘 영화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어우동과 변강쇠, 산딸기. 빨간 앵두, ... 노골적인 노출을 선보인 에로티시즘 영화의 대표작들이 모두 이때 만들어졌으니 1980년대는 우리나라 '에로티시즘 영화의 전성시대'였다.

 

프랑스의 시인이자 영화감독이었던 장 콕토는 인류가 살아있는 한 에로티시즘은 예술의 원천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에로티시즘 영화 속의 섹스는 가볍고, 눈요기에 지나지 않지만, 가끔은 엄숙하기도 하며, 삶의 한 부분이기도 하기에, 천하고 싸구려 문화인 것을 뻔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에로티시즘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앞을 배회하고 어슬렁거리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