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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시사 풍자, 코미디언도 프로그램도 사라졌다.

화별마 2023. 7. 12. 08:49

코메디

사라진 시사 풍자, 코미디언도 프로그램도 사라졌다.

 

한때 우리나라 코미디계에서 데뷔 1년 만에 중견 되고, 2년 만에 원로 되고, 3년 만에 은퇴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떠돌아다녔다.

 

유례가 없는 코미디언 단명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코미디에서 풍자가 사라지고 개인기에 의존하다 또 다른 개인기에 묻히면 설 자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비극희극가운데 비극은 가진 자들의 문화로, 그리스에서는 있는 자들이 자신도 눈물이 있고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 비극이 유행했지만,

 

희극은 없는 자들의 문화로 있는 자들의 횡포에 대해 대들지도 못하고 말도 할 수 없으니, 그것을 웃음을 통해 풍자, 삶에 의욕이 생기면서 웃고 환호했던 것...

 

이렇게 코미디의 본질이 풍자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코미디에서 풍자가 사라지더니 코미디언도 방송국의 코미디 프로그램도 대부분 없어졌다.

 

암울했던 5공 시절에도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같은 시사 풍자 코미디가 있었고, 그 후에도 탱자 가라사대’, ‘꽃피는 봄이 오면과 같은 시사 풍자 코미디가 있었지만,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시사 코미디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더니 스토리도 없고, 내용도 없는 원초적이고 감각적으로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코미디만 개판을 치다가 어느 날 그마저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유머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서양에서는 유머는 미워할 수밖에 없는 상대에게서 사랑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신랄한 시사 풍자를 통해 망가지면 망가질수록 그 당사자에 대한 인기와 지지는 더 올라간다.

 

클린턴 대통령은 두 번의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때 자신을 8년간 쉴 새 없이 괴롭힌 백악관 출입 기자들을 초청, 만찬을 베풀었다.

 

그날 만찬의 사회자는 유명한 코미디언 제이 르노... 넉살 좋은 클린턴도 사회자석으로 나와 함께 사회를 봤다.

 

르노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무한한 빚을 지고 있고, 그가 나를 도와준 데 한없는 감사를 느낀다며 물러나게 되어 섭섭하다고 했다. 이렇게 그가 한마디 할 때마다 힐러리와 클린턴을 포함한 청중들이 모두 포복절도했다.

 

나는 지난 8년간 코미디 소재를 구하는 데 단 한 번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내게 끊임없이 코미디 소재를 공급해 주었다. 클린턴이 백악관을 떠난다는 사실에 나는 너무나 우울하다.

 

앞으로 어떻게 코미디언으로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 앞으로 나는 이런 위대한 대통령을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지금 굴리고 있는 고급차, 좋은 맨션은 다 클린턴이 마련해 준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이 르노는 모니카 르윈스키의 드레스에 묻은 클린턴의 정액 이야기를 수백 번도 넘게 풍자 소재로 써먹었던 코미디언이었다.

 

르윈스키 스캔들이 한창일 때 제이 르노는 시거를 입에 물고 무대에 올랐다.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와 사랑을 나눌 때 르윈스키의 거시기에 시거를 넣었다가 피웠다는 사실을 비꼰 것이다.

 

그런 제이 르노를 바라보면서 클린턴은 미소를 지었고, 그의 등을 다정하게 두들겨 주었다. 이게 바로 유머의 본질이며 힘이다.

 

중년들은 인기 있었던 TV 코미디 프로그램 웃찾사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애들은 웃는데, 왜 난 웃음이 안 나올까? 하면서 코미디를 이해 못 하는 자신을 속상해한다.

 

웃는 세상, 코미디가 다시 살아나려면 시사 풍자를 해야 한다. 코미디의 본질이 풍자이기 때문이다.

 

지난 국회는 부패한 국회였다. 그래서 이번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깨끗한 사람들로 바꾸자고 해서 새로운 인물로 모두 바뀌었다.. 그런데 깨끗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경험이 없는 초보자들을 뽑아서,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한심한 상황...

 

그래서 모 대학 교수가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국회의원들과 이번 국회의원들에게 똑같이 비아그라를 먹였다. 지난 국회의원들은 약을 먹자마자 다 발기가 됐는데, 이번 국회의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잘 분석을 해보니 답이 나왔다. 지난 국회의원들은 전부 X같은 놈들이었고, 이번 국회의원들은 X도 아닌 놈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정도의 풍자를 어느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그날은 언제 오고 중년들도 공감하면서 큰소리로 웃을 수 있는 그런 코미디 프로그램은 언제 다시 생겨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