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 효과, 정말 돈을 아낄 수 있을까?
2009년 뉴욕대학교 라구비르 교수와 메릴랜드대학교 스리바스타바 교수는 미국 대학에서 모집한 대학생 89명에게 어떤 실험이 끝나자 43명에게는 실험 참가 보상으로 25펜스 동전 4개를 합쳐 총 1달러를 주었고 나머지 학생에게는 1달러 지폐 1장을 주었다.
그리고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원한다면 그 돈으로 실험실에서 판매하는 1달러짜리 껌을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동전으로 1달러를 받은 학생들의 63%가 껌을 즉시 구매했지만, 지폐로 1달러를 받은 학생은 26%만 껌을 구매해서 작은 액면가의 돈을 받았을 때 쉽게 써버린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러나 동전이 들고 다니기 불편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났을 수도 있기에 연구진은 2번째 실험을 진행했다.
75명의 슈퍼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후 그들에게 5달러씩을 주었는데, 절반에게는 1달러짜리 지폐 5장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5달러짜리 지폐 1장을 주었다.
그리고 고객이 원한다면 그 돈으로 슈퍼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도 좋다고 하자 5달러 지폐 1장을 받은 사람들은 16%만 쓴 반면, 1달러 지폐 5장을 받은 사람들은 24%가 썼다.
또 다른 연구지만 사람들은 돈을 아껴야 할 땐 자신도 모르게 큰 액면가의 지폐를 가지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79명의 대학생 중 첫 번째 조 학생에게는 글 한 편을 읽고 매월 총 600달러 중 400달러를 아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하라고 했다.
두 번째 조 학생들에게는 이번 달에 이미 예산을 초과해 700달러의 돈을 사용한 상황을 상상하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 조 학생들에게는 이제 막 600달러를 썼고, 이는 계획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상상을 하도록 했다.
그 후 각각 100달러를 주겠다며 100달러 지폐 1장 혹은 5장의 20달러 지폐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이미 예산을 초과해 700달러를 썼다고 상상한 학생의 78.38%가 100달러 지폐 1장을 달라고 했고 600달러를 알맞게 쓴 학생은 26.19%만이 100달러 지폐 1장을 요구했다.
즉 돈을 아껴야 한다고 생각할 때 일부러 액수가 큰 지폐를 골라 돈을 함부로 쓰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면 천 원짜리 열 장이나 만 원짜리 한 장이나 값은 똑같으므로 어떤 경우이든 같은 크기의 금액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지폐 액면가에 따라 그 용도를 정하는 비이성적 사고를 자주 한다.
이렇게 푼돈을 가지고 다니면 금세 써 버린다는 ‘지폐의 액면 효과’라는 용어는 2009년 뉴욕대학교 라구비르 교수와 메릴랜드대학교 스리바스타바 교수가 처음 사용했다.
이런 ‘액면 효과’는 화폐 정책이나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데, 국가에서 소비를 촉진하고 싶을 때, 소액권을 많이 발행하는 것이 그 예다.
큰 액면가의 돈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요즘같이 핸드폰으로 결제하는 시대에는 핸드폰 결제를 막는 것도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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