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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저주, 치열했던 국내 면세점 입찰 결과는?

화별마 2023. 12. 1. 12:59

승자의 저주 이미지

승자의 저주, 치열했던 국내 면세점 입찰 결과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오히려 승리한 것이 저주스럽다는 의미의 승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고대 역사에서 피로스 왕의 승리를 알아야 하는데, 고대 로마의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플루타크의 영웅전에 따르면, 피로스는 기원전 3세기 고대 에피루스 왕국의 왕...

 

기원전 280년 그는 25,000여 명의 군대를 이끌고 로마를 침공해서 승리를 거두지만, 이에 따른 희생 역시 컸다병사 가운데 70%가량을 잃은 그 전쟁은 피로스 왕에겐 이익이 별로 없는 승리, 즉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승자의 저주는 피로스의 저주라고도 하는데,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 승리를 거두었지만, 과정에서 과도하게 많은 것을 잃어버려 결과적으로 손해가 큰 것을 말한다.

 

이 용어는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가 1992승자의 저주라는 책을 출간하면사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20157월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입찰에서 한화그룹의 갤러리아면세점이 승리한다당시 입찰에는 롯데면세점과 신세계 DF, 이랜드 등 5곳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는데, 사업권을 얻은 것은 갤러리아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

 

구체적인 입찰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면세점 사업의 꾸준한 성장세로 상당한 금액이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면세점 신규 업체는 사업계획서와 경영 능력, 구역 관리 역량, 사회 발전 공헌도 등 다양한 요소로 평가해서 선정했는데, 당시 시내 면세점 유치는 기업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치열한 경쟁을 뚫은 갤러리아면세점을 승자의 저주 사례로 보는데, 그 이유는 면세점 낙찰 이후 실적 부진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

 

2014년까지만 해도 갤러리아면세점의 영업이익은 334억 원이었지만, 201512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 이후 매출 하락세를 보여 2016년에는 면세점 간의 지나친 가격 경쟁과 마케팅 비용 때문에 12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다.

 

승자의 저주는 경매나 기업 인수합병(M&A)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데, 기업이 인수 경쟁에 몰입해서 적정가치를 크게 웃도는 금액을 지불한다.

 

그 결과 인수로 인한 시너지효과는 별로 얻지 못하고 오히려 인수 자금을 마련하느라 손해를 보는 것이다.